미·이란 갈등 격화에 코스피가 급락하며 '검은 수요일'을 기록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나오고 있다. 2026.7.8 © 뉴스1 안은나 기자
키움증권(039490)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여전히 높은 목표주가와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업종의 고점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8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005930)의 목표주가를 기존 43만 원에서 39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대세 상승장이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사실상 첫 목표가 하향 리포트이자 현재 제시된 국내 증권사 목표주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HBM4와 eSSD 시장점유율 확대 기대와 중국 메모리 업체와의 경쟁 심화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메모리 장기 전망치를 조정한 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이 202조 원, 영업이익은 112조 원을 기록해 기존 전망과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111조 원)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재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을 웃도는 EPS 성장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2027년 524조 원에서 2028년 503조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을 실적을 정점으로 이후에는 성장세가 둔화하는 '고원(Plateau)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의 목표가 하향 보고서가 나온 날 삼성전자 투자 보고서를 낸 9개 증권사는 목표가를 유지했고, 2곳은 목표가를 오히려 상향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35만 원에서 46만 원,KB증권은 53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높였다. KB증권 목표가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381조 원, 574조 원으로 상향한다"면서 "2028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 장기화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유지하며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이어갔다. 시티는 목표가 53만 원,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48만 원을 유지한다고 이날 밝혔다.
JP모건은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5.2배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메모리 업체'"라며 "장기 공급계약(LTA) 확대와 구조적인 메모리 공급 부족이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디램(DRAM) 수익성 전망과 달러·원 환율 가정을 상향하면서 2026~2028년 EPS 전망치를 소폭 상향했다.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ER과 주당순자산비율(PBR) 2.2배 수준은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평가가치)라고 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고객들에게 배포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중심의 좁은 상승장이 마무리되고 시장 주도주가 점차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산업은 결국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투자 증가 속도가 둔화하면 반도체 실적 기대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며 "최근 반도체주 급락은 시장 주도주가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코로나19 이후 메모리 호황이 절정이던 2021년 8월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Memory, Winter is Coming)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다운사이클을 예견했고, 이후 전망이 현실화된 바 있다.
e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