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값 하락 아니라 상승 속도 줄어…업황 둔화 아니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08일, 오후 07:38

[이데일리 김정남 송재민 기자] 금융시장 일각을 중심으로 때아닌 ‘메모리 정점론’이 부상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꺾이는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메모리 가격 자체가 떨어지는 둔화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정점론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여전히 많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가격 상승률은 전기 대비 13~18%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58~63%)보다 확 떨어진 것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이 복수의 증권사 전망을 집계한 수치를 보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내년 2분기의 경우 각각 3~8%, 3~5%, 0~3%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 이후 가격 상승률이 꺾이는 추세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골드만삭스, UBS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의 가격 전망 역시 수치 차이는 있지만 추세는 비슷하다. 특히 모건스탠리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업황이 ‘변화율의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하면서 이같은 메모리 정점론에 기름을 부었고, 주요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업계와 시장 등의 시각을 종합하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점차 둔화할 수 있다는 근거는 △메모리 증설 경쟁 △중국 기술 굴기 △애플 등 완제품 가격 인상 △빅테크들의 자금난 조짐 등이 꼽힌다. 이를테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최근 국가 주도로 공격 증설에 나서는 것은 폭발적인 인공지능(AI)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지만, 이와 동시에 공급량이 점차 많아지면 단가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산(産) 메모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D램 등 고부가 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초호황의 속도가 줄었다고 해서 업황 둔화 우려가 커지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초호황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한 인사는 “최근 시장의 주가 하락을 업계의 메모리 정점론으로 연결하는 것은 다소 섣부르다”고 했다.

신현철 광운대 반도체시스템공합부 교수는 “업계에서는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후에는 데이터센터 투자가 어느 정도 포화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이미 예상해 왔다”며 “그 이후에는 온디바이스 AI, 신경망처리장치(NPU), 피지컬 AI 등 새로운 수요로 메모리 중심축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전병서 소장은 “지금 가정대로라면 본격적인 메모리 다운사이클은 오는 2028년 정도를 봐야 한다”며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은 둔화할 수 있어도 매출 자체가 줄어드는 국면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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