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건물에 설치된 한-EU 정상회담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8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럽 M&A와 그로스캐피탈 시장으로 글로벌 자본이 모이고 있다. 이는 가격 측면에서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는 유럽 중소형 바이아웃 시장이 특히 더 매력적이라 평가했다. 또 카브아웃 등 특정 거래 유형에서 더 낮은 가격으로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슈로더는 유럽에서 PE가 주도한 거래 가격은 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기준 중앙값이 약 11.2배라고 집계했다. 미국 바이아웃 거래의 12.8배보다 낮은 수치다. 또 카브아웃 딜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7배 수준까지 거래가 체결됐다. 세컨더리 바이아웃은 13배 수준에서 거래됐다. 유럽 시장 내에서도 거래 유형과 소싱 역량에 따라 진입가격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글로벌 운용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격에 현지에서 투자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유럽 최대 컨설팅사 롤랜드버거도 올해 유럽 PE 시장의 회복세를 전망했다. 특히 △부채 조달 여건 개선 △가격 가시성 회복 △대기 중인 엑시트(투자금 회수) 파이프라인이 올해 거래 재개를 이끌 요인으로 꼽혔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유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되기도 하고, 경쟁이 과열돼 딜 소싱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글로벌 운용사들이 유럽을 대안으로 보고 다시 진입하고 있는데 특히 영국, 프랑스를 눈여겨보는 듯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로이터 등 외신은 올해 영국 M&A 시장에서 현지 기업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인수 경쟁이 치열하다고 보도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영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주요 배경이다.
이외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 시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 에너지, 방산 등 전략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대안 투자처로서 적격이라 봤다. 그러면서 이 같은 흐름이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유럽 딥테크 기업은 한국의 제조·상용화 역량이 필요하다. 또 우리나라를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 접근성을 넓히기에도 제격이다.
게다가 우리 정부가 유럽과 첨단산업 협력을 넓히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한-유럽연합(EU) 협력은 반도체·방산·공급망을 중심으로 맞물리고 있다. 최근 대통령실은 한-EU 정상회담 결과 우리나라 반도체 제조 역량과 유럽 장비·연구개발(R&D) 강점을 결합한 공동연구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와도 마크롱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했다. 양국은 그러면서 첨단 전략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딥테크 기업과 한국의 제조·상용화 역량을 연결하는 공동투자, 전략적 제휴, 합작법인(JV) 설립, 크로스보더 M&A 거래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우리나라와 프랑스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네트워크를 다지는 자리도 기획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