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및 주택 단지. 2025.11.21 © 뉴스1 황기선 기자
KB국민은행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최대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대폭 축소하면서, 주택 매매 계약 후 석 달 뒤 잔금대출을 계획 중이던 실수요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오는 10일부터 즉시 적용됨에 따라 당일 접수가 가능한지 확인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대출의 최대 한도를 3억 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는 최대 6억 원이었으나, 국민은행이 자체 조치로 한도를 절반 수준까지 추가 단축한 것이다. 25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경우 한도가 2억 원으로 더 낮아진다.
지방 역시 기존에는 별도의 금액 한도가 없었으나, 이번 자율 규제 조치로 3억 원 일괄 제한을 받게 됐다.
시행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부터 은행 창구에는 대출 상담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주택 매매 계약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집중됐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집단대출(잔금대출)은 이번 3억 원 한도 제한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일반 매매 계약 후 소유권 이전 및 잔금을 치르기 위해 신청하는 주택담보대출(잔금용)의 경우 3억 원 한도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때 대출 접수는 '소유권 이전' 등기 예정일 기준 50일 전부터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이후 잔금을 치러야 하는 매수자들은 이날 '막차' 신청조차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은행 자체 재원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역시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2030 세대의 '내 집 마련' 자금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창구가 극도로 혼잡한 수준은 아니지만, 하반기 잔금대출 등을 중심으로 한도 관련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고강도 자율 규제에 나선 배경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성장세가 둔화됐으나, 5~6월 들어 증가 속도가 다시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높은 성과급 지급과 코스피 상승 등으로 늘어난 주식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주택 매수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연간 관리 목표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커지자, 은행이 선제적 한도 조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주담대 3억 원 한도가 KB국민은행 한 곳의 조치에 그치고 있지만, 시중은행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junoo5683@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