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7.6조 늘어 1년 10개월 만에 최대…주담대·빚투 쌍끌이

경제

뉴스1,

2026년 7월 09일, 오후 12:02

이날 서울 시내 한 KB국민은행 상담창구의 모습. 2026.7.9 © 뉴스1 이호윤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증가 폭은 7조 6000억 원으로, 2024년 8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도권 주택거래 증가와 기분양 물량 중도금 납부 수요가 겹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4조 3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3조 3000억 원 늘었다. 코스피 급등으로 개인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반기 말 기업·정부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11조 7000억 원 감소 전환했다. 주식형펀드 증가 폭도 전월 58조 8000억 원에서 3조 500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6년 6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89조 4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7조 6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전월 6조 9000억 원에서 7000억 원 확대됐다.

주담대 4.3조 증가…전세대출 줄어도 수도권 매매·중도금 수요 확대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5월 3조 2000억 원에서 지난달 4조 3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4~5월 수도권 주택거래 증가와 기분양 물량 중도금 납부 수요가 겹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전월 3조 2000억 원에서 4조 3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은 4월과 5월 각각 6000억 원 줄었고, 6월에는 감소 폭이 7000억 원으로 커졌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수도권 기준 3월 2만 3000호에서 4월 2만 7000호, 5월 2만 8000호로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3월 5500호에서 4월 8600호, 5월 8700호로 증가했다.

박민철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세대출이 줄어드는 데에는 전세 거래 자체가 줄어드는 것도 있고,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는 부분도 있다"며 "일부 전세 수요가 외곽 지역 매매 수요로 전환하는 모습도 같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타대출은 4월 6000억 원 감소에서 5월 3조 7000억 원 증가 전환한 이후 지난달 3조 3000억 원 늘어 증가 폭이 줄었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에 따른 감소 압력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박 차장은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을 보면 4월에 늘어난 주택 거래 영향으로 주택 관련 대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했고, 기타대출도 주식 투자 관련 자금 수요 등으로 상당 폭 늘어나면서 8조 원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타대출의 경우 6월에는 통상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 때문에 하락 압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전반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향후 가계대출 흐름은 주택시장과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박 차장은 "수도권 주택시장을 보면 수급 우려 등으로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에서 연율로 환산할 경우 10%를 상회하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택 거래량도 장기 평균을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주택 구입 관련 대출은 당분간 상당한 증가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타대출도 개인들의 주식 투자 상황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주택시장 상황과 가계대출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은행의 주담대 한도 축소 움직임에 대해서는 "은행들의 대출 현황을 보면 금년도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 상당히 근접한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목표를 맞추기 위한 관리 조치들을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규제지역 외 지역도 동일하게 최대 3억원 한도가 적용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KB국민은행 상담창구의 모습. © 뉴스1 이호윤 기자

반기 말 MMF 자금 이탈…자산운용사 수신 11.7조 감소 전환
지난달 자산운용사 수신은 반기 말 기업·정부 자금이 MMF에서 빠져나간 영향으로 11조 7000억 원 감소했다. 전월 86조 4000억 원 증가에서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MMF는 기업·기관의 단기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한 상품이다.

주식형펀드는 3조 5000억 원 늘었지만 증가 폭은 전월 58조 8000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기타펀드도 15조 5000억 원 늘어 전월 21조 원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은행 수신은 28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가계자금 유출에도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 유입 등으로 12조 2000억 원 늘었다. 정기예금은 가계예금 인출이 이어졌지만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한 일부 은행의 기업자금 유치 등으로 14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5조 1000억 원 늘어 전월 10조 6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반기 말 계절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중소기업대출은 부실채권 매·상각과 일부 특수은행의 대출 공급 감소 영향으로 1조 7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개인사업자대출은 3000억 원 감소했다.

대기업대출은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에도 은행들의 대출 영업 지속과 회사채 상환 자금 등 운전자금 수요가 맞물리며 3조 4000억 원 증가했다.

회사채는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 등으로 2조 9000억 원 순상환됐다. CP·단기사채도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단기부채 상환 등으로 1조 7000억 원 순상환됐다. 주식 발행은 3000억 원으로 전월 1조 4000억 원보다 줄었다.

금융시장에서는 코스피가 반도체 경기 호황과 미국·이란 종전 기대 등으로 지난달 22일 사상 최고치인 9114를 경신했지만, 이후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등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한은은 외부 충격으로 주가가 조정될 경우 신용융자와 금융권 기타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 자금이 반대매매 등을 거쳐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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