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스테이블코인 빨리 도입해야…은행 중심 발행 필요”(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09일, 오후 01:4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국정과제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관련해 조속한 입법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중앙은행이 추진하는 디지털화폐(CBDC)·예금토큰과 민간에서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이 경쟁적 보완적 관계를 유지해나갈 것이란 입장도 강조했다.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해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내용을 놓고도 본격적인 논의가 예상된다.

신현송 총재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한 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에 대한 입장을 질문 받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된다는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국정과제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올해 1분기 중에 입법할 것이라고 이재명 대통령에 지난 1월 보고했다. 하지만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했고 지방선거, 법안 핵심 쟁점 이견, 6월 지방선거, 정무위 원구성 일정 등으로 당정협의를 비롯한 법안 논의가 잇따라 미뤄졌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현재 국회에는 작년 6월11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의 대표발의를 시작으로 민주당 안도걸·김현정·이강일·박상혁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김재섭·최보윤·이성권·김성원 의원이 잇따라 각각 대표발의한 디지털자산, 스테이블코인 관련 10개 법안이 계류돼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50%+1주 은행 중심 컨소시엄으로 확정·추진할지 여부, 두나무·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등 가상자산거래소에 15~20% 지분 규제를 일괄 적용할지 여부 등 디지털자산기본법 핵심 쟁점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신현송 총재의 입장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 4월15일 인사청문회 당시 신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 시절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에 ‘오픈 마인드’로 접근할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신 총재는 지난 1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는 민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22대 전반기 국회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간사를 맡았던 안도걸 의원은 9일 “디지털통화 관련해 총재님 입장이 조금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시중의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신 총재는 “청문회 때 말씀드린 입장과 전혀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스테이블코인이라든가 예금 토큰이라든가 각각 특화된 그 용도가 있다”며 “서로 경쟁적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통화 생태계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 의사중계시스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 의사중계시스템)
관련해 한은은 은행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이날 재경위 업무보고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안 마련 시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 우선 발행, 관계기관 간 법정 정책기구 신설 등과 같은 안전장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은행이 50%+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는 컨소시엄을 우선 발행 주체로 하는 방안을 의미한다. 법정 정책기구는 한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 등 관계기관이 참여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인가, 준비자산, 발행 한도, 금융안정 영향 등을 공동으로 심의·조정하는 법률상 상설 협의체를 두자는 취지다.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혁신을 도모하면서도 통화정책 효과 약화·외환정책 우회 위험 등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도입 시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 우선 발행, 관계기관 간 법정 정책기구 신설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은이 구체적인 방식과 함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 만큼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유동수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인천 계양구 갑·3선)은 8일 이데일리와 만나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계획’에 대해 질문을 받자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며 “빨리 (입법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참조 7월9일자 <유동수 “스테이블코인법 빨리 할 것…금융위, 정부안 내야”> )

유 위원장은 “지금 정부 내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졌다고 들었다”며 “모아진 것을 잘 담아서 (금융위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을 제출하면 우리당에 관심 있는 의원들이 많으니 같이 논의하면 된다. (발행 주체나 지분 규제 여부 등 쟁점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무위원인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50%+1주 은행 컨소시엄처럼 은행 중심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은행 50%+1주는 “자동차를 발전시켜 세계화 시켜보자고 하면서 운전사 100명 중 51명을 마차를 모는 마부로 채우는 것과 똑같다”는 지적이다. (참조 이데일리 7월2일자 <민병덕 “내년 1월 충격…아이유·bts 닮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급”> )

민 의원은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이 CBDC를 하고, 은행은 예금토큰을 하는데, 왜 은행은 또 스테이블코인 발행까지 50% 넘게 하려고 하는가”라며 “신현송 총재는 경쟁적 공존을 언급했는데 이렇게 되면 CBDC,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 간 진정한 경쟁이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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