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6.6.8 © 뉴스1 김민지 기자
KB국민은행이 정부 규제보다 한층 강한 자체 규제에 나선 것은 현재 가계대출 총량을 초과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몰려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선제 대응 성격이 짙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대출 한도를 기존 정부 규제 수준(최대 6억 원)보다 낮은 3억 원으로 제한한다. 25억 원 초과 주택은 기존과 같이 2억 원 한도가 유지된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여신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초과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대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미리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늘어난 주택 거래량이 가장 큰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통상 주택 매매계약 후 2~3개월 뒤 잔금과 함께 주담대가 실행되는 만큼 현재 거래량 증가는 앞으로의 대출 증가를 예고하는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2월 2만2000가구, 3월 2만7000가구, 4월 2만8000가구, 5월 2만9000가구로 꾸준히 증가했다. 6월 역시 신고 기한이 남아 있음에도 거래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으로 실수요자들이 경기권으로 이동하면서 거래가 증가한 영향이다. 경기부동산포털 기준 6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현재 1만4976건으로 이미 4월(1만5756건)에 근접했고, 신고가 마무리되면 5월(1만6213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5월 9일 종료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이전 체결된 거래의 대출 실행도 아직 상당수 남아 있다. 증시 활황으로 신용대출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주담대까지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한도가 초과했다기보단 선행지수인 주택매매 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추이를 보고 안정세로 돌아서기 전까진 규제를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국민은행의 조치가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4·1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은행별 월별 주담대 관리 목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분기 목표의 25% 범위 안에서 월별 취급 규모를 관리하도록 했고, 목표를 초과하면 다음 분기 한도에서 즉시 차감하도록 관리 강도를 높였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예년처럼 연말에 한꺼번에 대출을 조이는 대신 월별·분기별 상황에 맞춰 수시로 자체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중단이다. 국민·하나·농협·경남은행에 이어 신한은행도 10일부터 해당 보험 가입을 일시 중단한다. MCI·MCG에 가입하지 못하면 소액 임차보증금만큼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 서울은 약 5500만 원, 경기도는 약 4800만 원 정도 한도가 축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출 모집인 채널이나 비대면 접수 제한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말까지 모집인 채널을 통한 신규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다. 이달 배정된 모집인 물량이 일주일 만에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 은행이 규제를 강화하면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다"며 "쏠림 현상을 감안하면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수준의 자체 규제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