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대신 떡볶이"…제주 찾는 외국인, '로컬'로 향한다

경제

뉴스1,

2026년 7월 11일, 오전 06:10

2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2026.6.28 © 뉴스1 오미란 기자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회보다 떡볶이를, 대형 리조트보다 동네 상권을 선택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중심이 중문관광단지에서 함덕해수욕장 인근으로 옮겨가면서 제주 여행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1일 외국인 전용 결제 플랫폼 와우패스를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에 따르면 올여름(6월 1일~7월 6일) 제주 주요 해수욕장 인근 상권의 외국인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함덕해수욕장 인근 상권의 결제액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위였던 중문·색달해수욕장 상권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 제주 입도 외국인 관광객은 24만 1555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6% 증가했다. 4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0.4%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인천-제주 국내선 직항노선이 10년만에 운영을 재개한 12일 제주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5.12 © 뉴스1 안은나 기자

함덕 68%↑, 중문 첫 추월…소비도 로컬로 향했다
중문·색달해수욕장은 특급호텔과 리조트, 국제컨벤션센터, 면세점 등이 모인 제주 대표 관광단지다. 반면 함덕은 해변을 따라 카페와 식당, 소규모 상점이 이어지는 생활형 상권이다.

와우패스 분석 결과 함덕 상권의 결제액은 전년보다 약 68% 증가하며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반면 중문·색달 상권의 증가율은 제주 전체 외국인 결제액 평균 증가율(약 44%)을 밑돌았다. 표선과 곽지, 화순금모래 등 다른 로컬 해변 상권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함덕의 성장은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았다. 식당 결제는 약 22%, 편의점은 약 38% 증가했고 K-뷰티 관련 소비도 함께 늘었다. 결제 건수 역시 약 33% 증가하며 방문객과 소비가 동시에 확대됐다.

숙박 소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중문의 숙박시설 결제 비중은 약 8%였지만 함덕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숙소에 머무는 소비보다 해변을 걸으며 카페와 식당, 편의점 등을 이용하는 소비가 더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해외 대학 외국인 학생이 한국과 한국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한 전공 학문을 배우는 모습이다.(건국대 제공)

중문은 '회', 함덕은 '떡볶이'…먹거리도 달라졌다
외국인이 찾는 메뉴만 봐도 여행 방식의 변화가 드러났다.

중문에서는 회·수산(29%)과 고기·구이(28%)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국수(13%), 갈치·생선요리(13%), 치킨(7%)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함덕에서는 김밥과 떡볶이 등 분식이 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고기·구이(22%), 치킨(13%), 갈치·생선요리(8%), 국밥·해장국(8%) 순이었다. 중문에서 가장 많이 찾았던 회는 함덕에서는 3% 수준에 그쳤다.

관광단지에서 '한 끼 식사'를 즐기던 소비가 해변을 거닐며 분식과 카페를 찾는 소비로 이동한 셈이다.

FIT 늘자 달라진 제주 여행…관광단지에서 일상으로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개별여행(FIT) 확산이 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제주 입도 관광객 가운데 개별여행은 72만 5849명으로 패키지여행(19만 3489명)의 3.8배에 달했다. 여행자들이 정해진 관광 코스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직접 찾은 카페와 식당, 지역 상권을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해까지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휴식·힐링' 관련 언급은 감소한 반면 '레포츠'와 '체험' 관련 언급은 꾸준히 증가했다.

오렌지스퀘어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대형 관광단지보다 로컬 해변 상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함덕과 세화, 애월, 구좌 등 지역 고유의 매력을 가진 상권을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며 "관광객의 소비가 특정 관광지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로컬 콘텐츠 발굴과 지역 상권 연계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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