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퍼리디지털 비트코인 절반 처분…'코인 혹한기'에 줄줄이 트레저리 포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12일, 오전 10:44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트레저리(DAT) 전략을 써 온 나스닥 상장사 엠퍼리 디지털(Empery Digital)이 최근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의 절반 가까이를 매각해 부채를 상환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주주 소송 비용 마련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시장 혹한기에 사실상 DAT 전략을 포기하는 공식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엠퍼리디지털 비트코인 절반 처분…'코인 혹한기'에 줄줄이 트레저리 포기
엠퍼리 디지털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지난 5월7일 이후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총 1400BTC를 평균 개당 약 6만2200달러에 매각해 약 8710만달러(원화 약 1310억원)의 매각 대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확보한 자금 가운데 1000만달러는 7월7일 기존 부채 상환에 사용됐다.

나머지 자금은 ▲이전에 발표한 부동산 인수(매매계약 체결 완료 조건) ▲최근 분기보고서에서 공개한 주주 소송과 관련한 법률 비용 ▲일반 운영자금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달 말 6500만달러 규모의 부동산 투자를 발표했는데, 이는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시설을 최첨단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내용이다. 이번 비트코인 처분으로 엠퍼리 디지털은 해당 시설을 인수하는 비상장 법인의 지분 25%를 취득할 계획이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처분 이후 엠퍼리 디지털은 여전히 1514BTC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9650만달러 규모다. 또한 현금은 739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는 4500만달러가 남아 있다.

라이언 레인 엠퍼리 디지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는 회사가 앞으로 자본을 어디에 배분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자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도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투자 기회에 지속적으로 자본을 배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종료하고, 회사의 정체성을 AI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식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례는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단순한 장기 투자 자산이 아니라 필요할 때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으로 활용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최근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스트래티지다. 스트래티지는 약 54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보유분 일부를 매각해 우선주 배당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시장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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