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의 한 건물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7.6 © 뉴스1 안은나 기자
폐업 전 근로자 해고 절차를 지키지 않거나 퇴직금, 세금 문제를 소홀히 하면 형사처벌은 물론 추가 비용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어 사전 체크가 요구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최근 개인·법인사업자의 폐업 절차와 도산 제도를 담은 '사업정리 및 폐업 실무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실제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노무·세무·법률 문제를 담은 가이드북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근로자 해고 절차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최소 30일 전에 예고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근로자에게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를 지급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실제 사례도 담겼다. A유통업체는 갑작스러운 자금난으로 폐업을 결정하면서 직원 20명을 사전 예고 없이 즉시 해고했다. 해고예고수당도 지급하지 않자 근로자들이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고, 대표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근로자들에게 해고예고수당 3000만 원도 추가 지급해야 했다.
중진공은 퇴직금과 관련한 사업주들의 대표적인 오해도 바로잡았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폐업을 앞두고 "외국인 근로자도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느냐"고 문의했고, 이에 대해 중진공은 외국인 근로자 역시 국내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적용되는 만큼 내국인과 동일하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전문취업(E-9) 근로자의 경우 출국만기보험 등을 통한 지급 절차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실제 사례에서는 B제조업체가 외국인 근로자 8명을 고용하고 있었지만 폐업하면서 "외국인이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후 외국인 근로자들이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고, B제조업체는 퇴직금 총 3200만 원과 출국만기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받았다. 아울러 고용허가제 위반으로 과태료 500만 원도 부과됐다.
근로자가 퇴직금을 포기하겠다고 해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사업주가 폐업 과정에서 직원으로부터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는 포기각서를 받은 뒤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이후 근로자가 다시 퇴직금을 청구한 사례도 소개됐다.
4일 서울 시내 한 카페 겸 술집으로 운영했던 가게가 폐업으로 철거되고 있다. 2026.2.4 © 뉴스1 김도우 기자
중진공은 퇴직금은 근로자에게 보장된 법정 권리인 만큼 사전에 작성한 포기각서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며, 사업주는 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C음식점은 폐업 당시 주방장에게 "퇴직금 500만 원을 포기하면 즉시 해고하지 않고 2개월간 더 근무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주방장은 이를 받아들여 각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1년 뒤 주방장이 다시 퇴직금을 청구했고, 법원은 퇴직금 포기 각서가 무효라고 판단해 C음식점에 퇴직금 50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인 폐업이 대표이사의 책임까지 없애주는 것도 아니다.D법인은 경영 악화로 폐업했지만 대표이사 E씨는 은행 대출 3억 원에 연대보증을 선 상태였다.
법인이 청산된 뒤에도 은행은 대표 개인에게 채무를 청구했고, E씨는 1억 원을 상환한 뒤 남은 2억 원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중진공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원천세 등을 정리하지 않으면 대표가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할 수도 있는 만큼, 폐업 전 세무 절차도 꼼꼼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가이드북은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재도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법인 청산, 이해관계 정리 등 복잡한 사업정리 절차를 체계적으로 안내해 원활한 사업정리와 신속한 재도전을 돕기 위해 제작됐다"며 "중소기업의 재도전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