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피니버스 대표 (사진=피니버스 제공)
최 대표는 19년 전 질경이를 창업해 국내 대표 여성 건강 브랜드로 키워 낸 기업인으로, 실제 회사 수출입 과정에서의 무역 결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자체 원화 스테이블코인인 KORT를 개발했고, 지난해 말에는 질경이와 인도네시아 거래처 간 1000만원 규모의 무역대금을 KORT로 결제, 정산하는 실증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자체 원화 스테이블코인 KORT, 규제 샌드박스 신청
KORT는 원화와 1:1로 연동되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준비금은 국내 지정 은행에 보관하고 있으며 추후 관련 법이 정비되고 나면 미국처럼 국채를 매입하거나, 예금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기관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예치금을 넣으면 영지식 증명(zkTLS) 기술을 통해 코인이 발행돼 기관 지갑으로 전송되는 구조다.
최 대표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대금은 주로 달러로 결제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금융권에서 달러를 구하지 못해 암시장에서 조달해 대금을 나눠 결제하는 등 애로가 컸다”며 “서로 자국 화폐가 있음에도 굳이 쓰지도 않는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현실이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달러화 결제 의존도를 줄이려는 욕구가 강했고 일부 기업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 안 되겠냐고 의뢰하기도 했다”며 “세계 4위 수출국으로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우리나라가 적어도 동남아시아권에서는 기축통화국이 되는 꿈도 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만해도 양국 간 자국 통화 결제 협의가 이뤄지고 있고 QR코드 결제도 추진 중”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두 나라 간 중소 수출기업 무역 결제를 처리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피니버스는 지난달 말 ‘원화 스테이블코인(KORT) 기반 중소수출기업 무역대금 실시간 결제 및 정산서비스’라는 명칭으로 금융당국에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B2B 모델로 규제 샌드박스 설계, 은행권과도 협력 추진
최 대표는 “개인 간 거래를 배제하고, 고객확인(KYC) 인증을 이미 거친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코참) 회원사를 대상으로 무역 실무 거래를 진행하는 기업간(B2B) 모델”이라며 “철저하게 무역에만 KORT를 쓰도록 설계했고, 이를 통해 기존 무역 결제에서 문제가 되는 외국환거래법과 영세율 적용 이슈까지 동시에 해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니버스는 이 모델에 동참해 달라고 은행들에도 요청한 상태다. 최 대표는 “자체적으로 KORT를 테스트하면서 필요할 경우 중소기업 관련 은행권과 협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원석(맨 오른쪽) 피니버스 대표가 사업협력 MOU를 맺고 있는 인도네시아 가상자산 거래소 노비 로렌스 사만다(가운데) 대표, 이강현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 피니버스 제공)
최 대표는 “중소기업 하나하나의 개별 무역규모는 작지만 전체를 합치면 그 규모는 크다”며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쪽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유망할 것으로 보이며, 몽골은 물론 중앙아시아까지 확장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술 준비 마쳤는데, 입법 지연돼 어려움…핀테크에 기회 줘야”
현재 국회에서 지연되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길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기술적인 준비를 거의 마친 핀테크 기업들이 입법 지연으로 인해 사업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피니버스만해도 정부 규정만 정비되면 즉시 무역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상태이기에 아쉬움이 크고, 인도네시아 측에서 ‘더 못 기다리겠다’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가겠다고 할까 봐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피니버스는 KORT 실사용을 위해 인도네시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노비(NOBI)와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다른 한 곳의 거래소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KORT를 알리기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에 피니버스 지사를 설치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질경이라는 든든한 모기업과의 사업상 상호 협력이나 투자 가능성 등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다행히 최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속도감 있게 정부 법안을 준비하겠다고 언급한 게 매우 희망적”이라며 “분명한 사실은 이는 통화주권이 달린 문제인 만큼 더는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정화폐 예치는 은행을 통할 수밖에 없으므로 금융과 핀테크의 결합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어 정책 방향은 시장 자율에 맡겨 금융기관 중심이든 핀테크 중심이든, 시장에서 생존하는 곳을 밀어줘 국가 전체의 핀테크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