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총 두 달간 15조원 줄어…구조적 위기? 반짝 조정?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전 11:37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최근 두 달간 약 15조원이나 줄어들며 지난 202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2022년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와 같은 구조적 위기보다는 장기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숨 고르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료=RAW xyz)
(자료=RAW xyz)
13일 코인데스크와 RWA xyz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총 시가총액은 지난 5월 고점 이후 약 100억달러(약 15조200억원) 감소했다. 전체 시장 규모 기준으로는 약 3% 줄어든 것으로, 2023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지난달 감소분만 보면 77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디지털자산 시장이 ‘크립토 윈터’에 접어들었던 2022년 5월 이후 가장 큰 월간 감소 폭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자산 거래의 기축 통화이자 결제·송금 수단으로 활용되는 만큼, 공급량 변화는 시장 유동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이번 조정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발행사의 공급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 테더의 USDT 시가총액은 지난 5월 약 1900억달러에서 현재 1840억달러 수준으로 약 60억달러 감소했다. 서클의 USDC 역시 지난 3월 기록한 약 800억달러에서 730억달러 수준으로 줄며 약 70억달러가 빠졌다.

다만 이번 상황을 2022년과 같은 위기의 전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시에는 테라·루나 붕괴를 시작으로 FTX, 셀시우스(Celsius), 블록파이(BlockFi), 제네시스(Genesis) 등 주요 거래소와 대출업체가 연이어 파산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약 1660억달러에서 1220억달러로 26% 이상 급감했다.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시장 전반이 장기간 침체에 빠졌던 시기다.

반면 이번 감소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조정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도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은 약 90억달러 줄었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하며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가상자산 투자회사인 윈센트(Wincent)의 폴 하워드 수석 디렉터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감소는 장기 성장 국면에서 나타난 비교적 작은 조정에 불과하다”며 “단기적인 유동성 변동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자산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내부에서는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공급이 감소하는 대신 신규 발행사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팍소스가 발행하고 로빈후드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지원하는 USDG는 유통량이 32억달러를 넘어섰다. 홍콩 OSL 그룹의 기업용 스테이블코인 USDGO 역시 유통량이 약 9억달러로 늘며 기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는 미국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가 정비될 경우 이러한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를 명확히 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통과되면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시장 진입도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법안은 비트코인과 같은 상품성 디지털자산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투자계약 성격의 토큰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각각 감독하도록 관할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입법 절차는 아직 남아 있다. 미국 상원이 이르면 이번 주 클래리티법 통합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곧바로 대통령 서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7월 하원이 통과시킨 법안과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하원이 수정안을 다시 심의·의결해야 한다. 여기에 상원 내 공화당 내부 이견도 남아 있어 최종 입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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