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ETF 5배 더 팔았는데…코스피 급락에 손실 어쩌나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후 07:10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만 상장지수펀드(ETF)가 월 평균 10조원 이상씩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월평균 판매액(1조8379억원)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보험)는 상대적으로 시들했다. 증시 활황으로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자금이 보험 등 방카슈랑스보다 ETF 같은 투자 상품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올해 1~6월 판매한 ETF 판매액은 63조604억원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10조5100억원씩 팔려나간 셈이다. 이미 반 년 만에 작년 한 해 전체 판매액(22조558억원)의 세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작년 같은 기간(5조2149억원)과 비교하면 12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월별로 보면 1~4월에는 7조~9조원대가 판매됐으며 5월(15조3173억원)과 6월(14조1395억원)에는 각각 14조원 이상이 팔렸다. 7월 들어서도 10일까지 열흘간 1조6365억원이 판매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결과적으로 이 기간 은행들의 ETF 판매 수수료 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은행은 신탁으로 ETF를 팔며 약 1%의 선취 수수료를 챙긴다. 증권사 앱 매매 수수료가 0.1% 안팎인 것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5대 은행의 상반기 ETF 판매 수수료는 548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441억원)의 12배, 지난해 전체(1813억원)의 3배에 달했다.

다만 최근 코스피가 폭락하면서 ETF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도 커졌다. 은행 창구를 통한 ETF 투자자는 고령층 비중이 높다. 고령층은 은행을 원금 잃을 걱정이 없는 예·적금 등을 가입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ETF는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ETF를 판매하는 것을 두고 과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처럼 고객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4월 주요 은행의 부행장들을 불러 ETF 판매 등에 관한 리스크 관리를 당부한 바 있다. 9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이날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휘청이며 7000선을 내줬다. 종가는 전날보다 8.95% 내린 6806이었다.

은행 ETF 판매가 급증한 반면 주식 시장의 활황으로 방카슈랑스 인기는 주춤했다. 올 상반기 기준 5대 은행의 방카슈랑스 판매액은 8조4146억원으로, 월 평균 1조4000억원이었다. 6월 판매액은 1조1307억원으로 3월(1조8471억원)보다 39% 감소했다. 작년 전체 판매액은 15조6578억원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증시로의 머니무브로 달러보험 등 방카슈랑스 판매액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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