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지난 2025년 1월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임시주총 결과 등 현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2025.1.24 © 뉴스1 오대일 기자
고려아연이 지난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외 계열사(SMC)를 활용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근거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 자체의 위법성과, 이를 주도한 주주총회 의장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판단한 첫 본안 판결이다.
13일 영풍·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판사 장지혜)는 지난 10일 영풍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인 영풍의 청구를 인용하고 박 대표에게 손해배상금 1억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고려아연의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외 계열사인 SMC를SMC를 활용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근거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상법 369조 3항은 A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 등을 통해 다른 B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B사는 소유한 A사의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고려아연은 이를 적용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그러나 법원은 SMC가 주식 양도와 주주 수, 상장 등에 제한이 있는 폐쇄적인 구조의 회사기 때문에 국내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일하거나 가장 유사한 형태의 회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SMC의 영풍 지분 취득을 근거로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의결권 제한 과정에서 박 대표의 고의성도 인정했다. 박 대표도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의결권을 제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됐다면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과 고려아연 측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또 영풍이 주총 연기와 법률 검토를 요청했는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고려아연이 주총을 진행한 점도 위법성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됐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판결은 단순히 손해배상금 1억 원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이유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으며, 그러한 불법행위를 주도한 경영진에게는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법원이 분명히 확인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jup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