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자금 몰리는 글로벌 사모대출…PE 거래 위축에 집행은 급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후 06:30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에서 펀드 자금 모집은 늘고 있지만 실제 대출 집행은 오히려 줄어드는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다. 사모펀드(PE)의 신규 인수가 위축되면서 인수금융 수요가 감소한 데다가 엑시트 부진으로 기존 대출금을 돌려받아 새로운 거래에 재투자하는 시점도 늦어지고 있다. 이에 일반 기업의 전략적 인수와 기업공개(IPO)가 PE 거래 부진으로 좁아진 회수 통로를 보완할 대안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마켓인] 자금 몰리는 글로벌 사모대출…PE 거래 위축에 집행은 급감




◇사모대출 펀드레이징은 순항인데…딜 집행엔 신중모드

13일 글로벌 대체투자 정보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북미 운용사들은 신규 직접대출 펀드를 통해 총 162억5000만달러(약 24조3896억원)를 모집했다. 이는 지난 1분기 13억달러에서 12.5배 불어난 규모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분기 조달액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직접대출 집행은 급감한 가운데 펀드레이징은 넉넉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미국 직접대출 규모는 335억9000만달러(약 50조4656억원)로 1분기 746억7000만달러(약 112조1618억원)보다 약 55% 줄었다. 거래 건수도 같은 기간 217건에서 154건으로 감소했다.

직접대출 감소는 PE 관련 거래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2분기 PE가 보유한 기업에 대한 직접대출 규모는 194억달러(약 29조원)로 1분기 446억1000만달러(약 67조8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차입매수(LBO) 관련 대출도 220억달러 수준에서 98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시장에 자금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실제 집행할 거래가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운용사들의 기업 인수가 위축되면서 인수금융 수요도 함께 감소한 것이란 설명이 뒤따른다. 실제 언스트앤영은 직접대출 감소 배경으로 M&A와 바이아웃 활동 둔화,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연기, 은행 주도의 신디케이티드론 시장과의 경쟁, 사모대출 운용사의 선별적인 투자 집행 등을 꼽았다.

거래 감소와 함께 운용사들의 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가 기존 투자기업에 추가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까지 고려해 신규 대출 집행에는 신중 모드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문제는 기존 대출의 상환 마저도 더디다는 점이다. 통상 PE가 보유 기업을 매각하면 해당 기업이 기존 대출을 갚거나 다른 대출로 갈아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엑시트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모대출 운용사들이 자금을 돌려받아 다른 거래에 투입하는 시점도 늦어지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PE 거래 규모는 전 분기보다 약 38% 줄었고, 엑시트 규모는 약 46% 감소했다. 신규 인수에 필요한 대출 수요가 줄어든 데다 기존 대출의 상환도 늦어지면서 사모대출 시장의 자금 흐름이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PE 엑시트 막히자 일반 기업·IPO 대안으로

이런 상황에서 일반 기업의 전략적 인수와 기업공개(IPO)가 새로운 회수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다른 PE에 기업을 되파는 거래는 부진하지만, 일반 기업이 PE 보유 기업을 인수하거나 해당 기업이 상장을 통해 기존 대출을 갚는 사례가 늘고 있다.

모닝스타 DBRS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 3일까지 PE가 보유 기업을 매각해 기존 사모대출이 상환된 사례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일반 기업의 인수나 IPO를 통해 이뤄졌다. PE 간 거래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일반 기업과 공모시장이 그 빈자리를 메우며 사모대출 회수에 일부 숨통을 틔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IPO 자금을 기존 대출 상환에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항공우주·방산기업 '어플라이드 에어로스페이스 앤드 디펜스'는 지난 5월 상장을 통해 10억2000만달러 규모의 미상환 부채 가운데 일부를 갚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기술기업 신티언트와 방산기술 기업 에이벡스도 같은 방식으로 부채를 줄였다.

기업 전체를 매각하거나 상장하는 대신 일부 사업을 떼어내 현금을 확보하는 사례도 있다. 스킨케어 기업 '월든캐스트'와 헬스케어 데이터 기업 '헬스 캐털리스트'는 분사 과정에서 마련한 자금으로 기존 대출을 상환했다.

다만 이처럼 매각이나 상장을 통해 대출금을 돌려받는 사례는 아직 시장의 주된 흐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DBRS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 신용등급 평가가 중단된 전체 사례의 약 57%는 기업 매각이나 IPO가 아닌 차환 거래였다. 기업이 새로운 자금을 확보해 기존 대출을 갚기보다 다른 대출로 갈아타며 만기를 이어가는 경우가 더 많았던 셈이다.

이와 관련해 유럽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사모대출 시장의 당면 과제는 추가 자금 모집보다 쌓인 자금을 집행하고 회수할 거래를 확보하는 데 있다"며 "전략적 인수와 IPO가 일부 숨통을 틔우고 있지만, PE 거래가 살아나지 않는 한 시장에 쌓인 자금과 실제 투자 기회 사이의 간극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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