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초우량에만 자금 몰렸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후 06:59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상반기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보다 상환이 많은 순상환 흐름이 뚜렷해졌다.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전년 대비 17% 넘게 줄어든 가운데 신규 자금은 초우량 등급 회사채에만 몰렸다. 시장 축소와 등급별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비우량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구조적으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사채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초우량에만 자금 몰렸다


13일 본드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공모·사모 합산) 순발행액은 마이너스(-)4조9287억원을 기록했다. 순발행액은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수치로, 회사채 시장에 새로 유입된 자금보다 만기 상환 등으로 빠져나간 자금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발행 시장 전체 규모도 크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은 46조6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56조4950억원 대비 17.4% 감소했다. 금리 변동성과 경기 둔화 우려, 신용 리스크 확대 등이 맞물리며 기업들은 발행을 줄이고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투자 태도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줄어든 시장 안에서도 자금이 초우량 회사채로만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초우량채인 AAA급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해 상반기 10조12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조5900억원으로 4.6% 증가했다. 발행 시장 전체가 축소된 상황에서도 AAA급 회사채만 예외적으로 성장한 셈이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성이 높은 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A급 이하에서는 발행 위축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상반기 ‘A-’ 등급 회사채 발행금액은 1조2900억원에서 올해 6600억원으로 48.8% 줄었다. ‘BBB+’ 등급 회사채의 상반기 누적 발행금액도 지난해 6650억원에서 올해 2600억원으로 60.9% 감소했다. 회사채 시장의 투자 수요가 상위 등급으로 집중되면서 중·하위 등급 기업들이 발행 시장에서 설 자리가 빠르게 줄어든 것이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발행 부진을 넘어 자금조달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량 기업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장성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반면, 비우량 기업은 발행 물량을 줄이거나 은행 대출, 단기자금 등 대체 조달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 채권 시장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순상환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투자 수요가 초우량 등급으로 쏠리면 하위 등급 기업의 발행 여건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도 신용도별 차별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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