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종합물류기업 한진(002320)이 대규모 투자 일단락에 따른 재무부담 완화 기대감을 안고 공모채 시장에 등판한다. 신용등급 전망도 ‘긍정적’을 부여받으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적정 수준을 상회하는 차입부담과 수익 둔화 여파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 (사진=한진그룹)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오는 14일 4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한진은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건설 등 굵직한 자본적지출(CAPEX)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으며 신용등급 ‘BBB+(긍정적)’을 부여받았다. ‘긍정적’ 전망은 중기 내 상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한진이지만 기초체력만 놓고 보면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조원이 넘는 차입금 규모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은 오히려 둔화한 탓에 건전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의 올 1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2조1370억원으로 전년 말(2조1285억원) 대비 0.4% 증가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89억원으로 전년 말2574억원 대비 11.1% 줄면서, 실질적 차입 부담을 의미하는 순차입금은 1조908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 늘었다.
전체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도 49.6%를 기록하며 적정 수준인 3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자산 중 절반이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인 셈이다. 대규모 시설 투자가 2024년을 기점으로 일단락됐음에도 신규 국내외 물류거점 및 글로벌 풀필먼트 센터 확보 과정에서 임차사업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결과 리스부채가 급격히 불어난 영향이다.
반면 현금흐름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의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42억원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467억원 대비 26.8% 감소했다.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같은 기간 390억원에서 290억원으로 25.6% 줄었다. 외주비와 운송비 등 미지급비용 정산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확대가 현금흐름 둔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본업의 수익성 저하까지 겹치면서 현금창출력을 더욱 갉아먹었다. 올 1분기 매출은 K-뷰티 수출 증가 등 글로벌 사업 호조와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부문 외형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779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도 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273억원 대비 27.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2%포인트(p) 하락한 2.5%에 머물렀다.
한진의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대외 불확실성과 업황 경쟁 심화가 자리 잡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인해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1분기 108만 TEU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택배 부문에서는 저단가 소형 물량 비중 확대 및 경쟁 심화로 평균 판가가 하락했다. 더불어 리스부채 관련 이자비용을 비롯해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 249억원, 외화환산손실 등 영업외비용이 증가해 최종 순손익을 적자로 끌어내렸다.
최정현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준공으로 대규모 투자 부담은 완화되었으나, 신규 물류거점 확보 등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자금 소요는 잔존하고 있다”며 “향후 메가허브터미널 효율화 효과와 글로벌 사업 성장세가 택배 판가 하락 및 물동량 감소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지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