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토큰화주식 대열 합류…수혜는 글로벌 기업들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후 08:52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토큰화 주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에 상장되자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토큰화 상품들이 해외 플랫폼에서 잇따라 출시됐다.

국내 대표 기업의 주식이 해외에서 실물기반 토큰화자산(RWA) 상품으로 유통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주식 토큰화가 허용되지 않아 글로벌 기업들만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온도파이낸스 갈무리)
(사진=온도파이낸스 갈무리)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온도파이낸스(Ondo Finance), 엑스스톡스(xStocks), 백팩 시큐리티즈(Backpack Securities)는 SK하이닉스 ADR을 기초자산으로 삼거나 담보로 활용한 토큰 SKHYon, SKHYx, SKHY을 각각 출시했다. SK하이닉스 ADR을 1대 1로 담보한 자산을 블록체인상에서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 ADR은 지난 10일 공모가보다 13.08% 오른 168.4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나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주식 토큰화는 실제 주식이나 이를 담보로 한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전송과 거래가 간편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보유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으로 토큰화가 확산하고 있다.

실제 실물연계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RWA xyz에 따르면 이날 기준 토큰화 주식 시가총액은 18억7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22.47% 증가했다. 원화로는 약 2조8000억원 규모다. 토큰화 주식의 월간 전송 규모도 84억1000만달러로 전월보다 84.39% 급증했다.

탈중앙화거래소(DEX)는 물론 로빈후드와 크라켄 등 브로커형 플랫폼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장 종목과 거래시간, 유동성, 규제 적합성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NYSE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는 주식 토큰화를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삼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투자 시대를 연 미국 핀테크 기업 로빈후드도 최근 120개국을 대상으로 토큰화 주식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주식과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 정형증권을 토큰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국내 토큰증권 제도는 그동안 부동산과 미술품, 음원, 한우 등 기존 증권 체계에 담기 어려웠던 자산을 쪼개 투자하는 조각투자를 중심으로 설계돼 왔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토큰증권 관련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현재 논의는 조각투자 발행 기준과 장외거래시장 구조를 설계하는 데 집중돼 있다. 주식과 채권 등 정형증권의 토큰화와 온체인 결제는 중장기 검토 과제로 제시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외 플랫폼들이 국내 대표 기업의 주식을 빠르게 토큰화하는 사이 국내 제도화가 지연되면서 국내 투자자금의 해외 쏠림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외국인 투자자의 유동성도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해 국내 자본시장이 글로벌 유동성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행 국내 제도에서는 국내 사업자가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표 기업의 주식을 토큰화해 거래할 수 없어 글로벌 기업들만 수혜를 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대표 기업에 대한 투자 익스포저가 글로벌 플랫폼에서 더 긴 거래시간과 높은 접근성, 낮은 비용을 기반으로 유통되기 시작하면 국내 브로커리지 경쟁의 기준도 단순 수수료에서 24시간 거래와 토큰화, 글로벌 유통망 연결 역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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