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지옥' 레버리지 계좌 녹는데…정부 '간담회-회의-보고' 거치는 중

경제

뉴스1,

2026년 7월 14일, 오전 06:00

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2026.7.13 © 뉴스1 이호윤 기자

코스피가 연일 폭락하는 외환위기급 공포에 휩싸여 있다. 금융당국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전날 하루만에 31% 급락한 이후 열리는 회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주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 등을 비롯한 전반적인 증시 현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해달라고 요청하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수시로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선 의견들을 공유하고 대책 마련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빠른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는 지난 2000년 이후 이날까지 26년 동안 총 13회 발동됐는데, 이 중 5회가 올해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이후에 나왔다. 레버리지가 시장 변동성을 높이면서 전체 시장의 등락폭을 키운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5월 27일 2만 7775원에 상장된 후 6월 22일 4만 4000원까지 58.4% 올랐지만, 이후 지속 하락해 지난 13일에는 1만 4915원을 기록하며 3주 만에 66.1% 폭락했다.

특히 SK하이닉스 주가가 15.37% 하락한 이날 하루에만 해당 상품 투자자는 31.46%의 막대한 손실을 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의 92.7%(5월 27일~6월 12일)는 개인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개미들의 손실이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선 '계좌가 녹는다' 등 우려 섞인 글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 시작에 앞서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8 © 뉴스1

현재 업계에선 △기본 예탁금 상향 △사전교육 강화 △신용·미수거래 관리 강화 등 거래 문턱을 높이는 방안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강경책으로는 △레버리지 배수 하향 △일일 등락률 및 하루 회전율 제한 등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상장폐지'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폐할 경우 강제 청산 과정에서 평가 손실이 실제로 확정돼 투자자 피해가 확대되고, 해외 레버리지 상품으로 자금이 쏠릴 수 있어서다. 정부가 추진해 적법하게 출시된 상품을 한 달 반만에 상폐한다는 점도 정부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기관 및 정치권 내의 의견 차이를 어떻게 조율할지도 관심사다. 현재 금융위는 진입 요건 강화 등 제도 보완에 무게를 싣는 반면, 금감원은 강한 규제를 요청하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경우 야당은 상폐 촉구 및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지만, 여당은 투자자 보호 장치 확대 등 보완책이 중심이다.

업계에선 오는 16일 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위·금감원이 참여하는 'F4' 회의에서 주요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레버리지 ETF 관련 시장 영향을 F4 회의에서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며 "이 회의에서 대응책을 논의해 결정을 내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5일 금융위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탁금을 높이면 신규 투자자의 과도한 진입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당국과 업계가 계속 소통하고 있지만, 논의 내용이 시장에 생중계되는 게 부담스러워 꾸준히 조금씩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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