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손님은 줄고 전기료는 늘고…소상공인 '이중고'

경제

뉴스1,

2026년 7월 14일, 오전 06:00

초복(15일)을 이틀 앞두고 폭염이 계속된 13일 오전 쿨링포그가 가동된 대구 북구 매천동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경매에 내놓을 수박을 트럭에서 내리며 분류하고 있다. 2026.7.13 © 뉴스1 공정식 기자

# 5평 규모 남짓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폭염이 시작되면서 하루 종일 에어컨을 끌 수 없게 됐다. 조리용 후드와 홀 에어컨, 선풍기를 동시에 가동해도 주방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는다. A씨는 "점심 장사만 끝나도 탈진 수준"이라며 "전기료 폭탄도 걱정이지만, 그 전에 더위에 죽을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음식점과 카페, 전통시장, 로드숍 등을 중심으로 냉방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낮 시간대 고객 감소와 매출 부진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냉방을 줄이면 손님과 종사자가 더위를 견뎌야 하고, 냉방을 강화하면 전기요금 부담이 커진다. 무엇보다 무더위를 피해 소비자들이 냉방시설을 갖춘 대형 복합쇼핑몰로 발길을 돌리면서 전통시장과 로드숍은 비용 증가와 고객 감소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일부 지역은 33~34도 안팎까지 기온이 오르면서 체감온도도 크게 높아졌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지역도 늘어나면서 냉방 수요가 낮뿐만 아니라 밤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뒤 폭염이 반복되면서 소상공인들의 냉방비 부담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폭염으로 낮 시간대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이 감소하는 점을 상인들의 주요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폭염이 장기화할수록 고령 상인과 장시간 점포를 지키는 상인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냉방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전기화재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쿨링포그(미세 물안개 분사시설)와 이동식 냉풍기 등 폭염 대응시설 지원 여부와 안전관리패키지 사업 신청 절차를 문의하는 상담도 이어지고 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오프라인 로드숍은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야 하고 출입문을 열어두는 경우도 많아 전기요금 부담이 상당하다"며 "전반적으로 매출이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무더위에 따른 계절 특수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정부, 위기경보 높이고 냉방시설·전기요금 지원
정부도 폭염을 재난으로 보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0일 전국 235개 폭염특보 구역 가운데 116곳에 특보가 발효되자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취약계층 보호와 무더위쉼터 운영, 폭염 저감시설 관리 등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전통시장별 '안전지킴이'를 운영하며 화재와 수해, 폭염 등 재난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전통시장 안전관리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이동식 냉풍기와 쿨링포그 등 폭염 예방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안전관리패키지는 전통시장과 상점가, 골목형상점가, 상권활성화구역을 대상으로 전기·소방·가스시설과 재해 예방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개별 점포는 총사업비의 80% 이내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폭염 등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지방중기청과 소진공 등을 통해 전통시장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며 "상인회가 상인과 방문객이 쉬어갈 수 있는 무더위쉼터를 지정해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도 시행 중이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일반용전력(갑)Ⅱ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기요금 선택권을 확대했다.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는 기존 시간대별 요금과 단일요금을 비교해 더 저렴한 요금을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적용하고, 12월부터는 이용자가 자신의 전력 사용 특성에 맞는 요금제를 직접 선택하도록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요금제 선택권 확대만으로는 영세 소상공인의 냉방비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시설 지원만으로 한계"…전기요금 구조 개선 요구
정부가 냉방시설과 요금제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보다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쿨링포그와 냉풍기 지원은 폭염을 견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개별 점포가 매달 부담해야 하는 냉방비 자체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계도 여름철 전력 사용 증가가 기본요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특정 시점의 최대전력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산정되는 현행 피크요금 체계가 폭염기에 냉방설비를 집중 가동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산정 방식 개선을 지속 건의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농업용·산업용과 별도로 소상공인의 영업 특성을 반영한 전기요금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류 전문위원은 "폭염은 매년 찾아오고 앞으로 폭염 일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농업용이나 산업용처럼 소상공인 전용 전기요금 체계를 도입하는 등 냉방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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