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며 전일 종가와 비교해 669.01포인트(8.95%) 하락한 6806.93로 거래를 마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7.13 © 뉴스1 이종수 기자
코스피가 통상 약세를 보이는 8~9월에 들어서기도 전에 급격히 무너졌다. 반도체주의 극심한 변동성이 과거의 '여름 약세'라는 계절적 특징을 지워버리고 7월부터 급락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하락한 6806.93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3조 8822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6850억 원, 2조 2194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8476.48에서 전날 6806.93으로 떨어져 7월 들어 19.7% 하락했다. 지난달 22일 기록한 고점 9114.55와 비교하면 낙폭은 25.3%에 달한다.
7월 들어 첫 9거래일간 기록한 19.7%의 하락률은 2000년 이후 같은 기간 가운데 가장 컸다. 종전 최대 낙폭은 2008년의 6.4%였다.
증시에서는 통상 8·9월을 연중 주가 흐름이 부진한 시기로 꼽는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글로벌 투자자의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거래가 줄어드는 데다 미국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코스피 월간 수익률을 보면 8월과 9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0.5%, -0.7%였다.
다만 매년 여름 증시가 약세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조사 대상 26개년 가운데 9월 코스피가 상승한 해는 15개년으로 하락한 해보다 많았다. 8월에도 12개년은 지수가 올랐다.
일부 대형 위기가 평균 수익률을 크게 끌어내린 영향도 있었다. 9월 코스피는 닷컴버블이 꺼진 2000년 11.0% 하락했고, 9·11 테러가 발생한 2001년에는 12.0% 떨어졌다. 2002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진 2022년에도 각각 12.2%, 12.8% 급락했다.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세 해를 제외하면 8월과 9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0.5%, 0.8%로 플러스 전환했다. 여름이라는 계절 자체보다 당시 발생한 금융위기나 긴축 등 개별 충격이 증시 방향에 더 큰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669.01포인트(8.95%) 하락한 6806.93, 코스닥은 전일 대비 38.07포인트(4.55%) 하락한 799.36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10.7% 급락한 254,500원에, SK하이닉스 15.37% 급락한 1,84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6.7.13 © 뉴스1 이호윤 기자
올해 국내 증시 급락 역시 계절성이나 대외 불안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미국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1.7%, 1.2%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7.6% 하락했다. 미국·이란 갈등 등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지만 국내 증시의 낙폭이 유독 컸던 만큼 시장 구조와 수급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취약 요인으로는 반도체주 쏠림이 꼽힌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분의 78.3%를 차지했다. 두 종목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도 지난달 25일 58%까지 높아졌다. 상승이 소수 반도체주에 집중된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꺾이자 지수 하락도 증폭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급락을 촉발한 요인으로는 SK하이닉스의 미국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차익실현과 실적 기대 부담이 꼽힌다. 상장 기대가 현실화하면서 재료 소멸에 따른 매물이 나온 데다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 2분기 실적이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졌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와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낙폭을 키웠다는 진단이다. 반도체주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하자 레버리지 포지션이 축소됐고 추가 매도가 나오면서 하락이 다시 확대되는 수급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SK하이닉스 급락은 반도체 업황이나 중장기 이익 방향성이 훼손된 결과라기보다 ADR 상장이라는 단기 이벤트 소멸과 높아진 실적 기대치,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동시에 반영된 변동성 조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다만 급격한 가격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 부분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6~7배로 떨어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급락은 반도체주 쏠림과 레버리지발 수급 꼬임 현상이 맞물린 영향이 컸다"며 "다만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ASML·TSMC 실적 발표 등으로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