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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복수 신용등급(스플릿) 구간의 공모 회사채 발행액은 총 4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060억원 대비 74.4%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상반기 1조1400억원에 달했던 ‘AA~AA+’ 스플릿 발행액이 올해 상반기 전무했고, ‘BBB~BBB+’ 스플릿(770억원→0원)과 ‘A-~A’ 스플릿(400억원→0원) 역시 발행 실적이 자취를 감췄다. ‘A+~AA-’ 스플릿 발행액만 2000억원에서 2627억원으로 31.4% 증가했고, ‘A~A+’ 스플릿도 1480억원으로 전년 동기(1490억원)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용등급 스플릿은 한국기업평가(034950)(한기평)와 한국신용평가(한신평), NICE신용평가(나신평) 간 개별 기업의 신용도에 대한 판단이 엇갈려 서로 다른 등급을 부여한 상태를 말한다. 이는 곧 해당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나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통상적인 회사채 시장, 특히 유동성이 풍부하고 위험 선호 심리가 높을 때 스플릿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틈새 투자처가 되기도 한다. 하위 등급의 위험을 일부 안고 가더라도 상위 등급을 기준 삼아 더 높은 금리(수익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처럼 회사채 금리가 치솟고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중앙그룹의 부도 사례 등 신용 사건이 연이어 터지는 불확실성 국면에서는 스플릿이 투자자들에게 치명적인 ‘위험 신호(Red Flag)’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신평사 간 이견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아예 보수적으로 하위 등급을 잣대로 평가하거나 검토 대상에서 전면 배제해버리는 식이다. 결국 기업의 신용도가 조금이라도 엇갈리면 그 이견과 불확실성까지 감수하며 채권을 사줄 투자 수요 자체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의 철저한 외면 속에서도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한 건 우량과 준우량의 경계선 부근에 위치한 스플릿 채권뿐이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AA-’ 언저리로 엄격하게 긋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A~AA- 구간을 벗어나면 스플릿 발행 자체가 나타나지 않을 만큼 시장 참여가 극도로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회사채 운용역은 “신평사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을 의미하는데, 지금 시장은 그 불확실성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여력도 의지도 없는 상태”라며 “스플릿 채권이 자취를 감췄다는 건 결국 애매한 등급에 따라붙는 리스크를 감당할 투자 수요 자체가 말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수요예측 흥행을 가르는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신용등급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는 기업일수록 공모 시장 진입 자체를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