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A 10건 이상 체결될 것"…비엘팜텍, 바이오 USA 후속 딜 '속도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15일, 오후 07:32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현재 진행 상황을 보면 비밀유지계약(CDA)은 10건 이상 체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광호 비엘팜텍 최고기술책임자(CTO)의 말이다.

정광호 비엘팜텍 최고기술책임자(CTO). (제공=비엘팜텍)
정광호 비엘팜텍 최고기술책임자(CTO). (제공=비엘팜텍)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 USA 2026'이 막을 내린 지 약 2주. 행사장에서 시작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미팅이 실제 사업개발(BD) 단계로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비엘팜텍은 지난 7일 국내 상장 신약개발 기업과 분자접착제(Molecular Glue Degrader) 플랫폼 공동 검토를 위해 CDA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바이오 USA가 단순한 기업 홍보 무대를 넘어 실질적인 기술이전(License-out)과 공동개발 논의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비엘팜텍은 이번 바이오 USA에서 핵심 파이프라인인 분자접착제 기반 항암제 'ML301'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사를 대상으로 기술설명회를 진행했다. 회사는 행사 기간 다국적 제약사와 투자사, 바이오텍을 대상으로 파트너링 미팅을 이어갔으며, 행사 직후부터는 NDA와 CDA 체결, 데이터 전달, 후속 미팅이 잇따르고 있다.

정 CTO는 "많은 기업이 ML301 자체보다 플랫폼 확장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다"며 "행사 이후에도 후속 연락이 이어지고 있고 데이터 검토를 요청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는 지난 7일 정광호 CTO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비엘팜텍의 바이오 USA 이후 후속 협상 과정을 취재했다.



◇바이오 USA는 끝났지만 협상은 이제 시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미팅이 실제 계약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상장 신약개발 기업이 바이오 USA 현장에서 비엘팜텍의 분자접착제 기술을 접한 뒤 후속 검토를 진행했고, 지난 7일 CDA를 추진해 공동 기술 검토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저분자 항암제 중심 협력이 예상됐지만, 논의 과정에서 ADC(항체약물접합체)와 BBB(혈액뇌장벽) 셔틀 플랫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ML301을 단일 후보물질이 아닌 플랫폼 기술로 바라본 결과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후속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스위스 투자·사업개발 전문기업은 비엘팜텍 기술을 유럽 제약사들에 소개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비엘팜텍에 올 하반기 바이오 유럽 참가를 제안했다.

일본 바이오 CDMO 기업과는 ADC 플랫폼 공동개발을 위한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새로운 페이로드 기반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8일) 역시 비엘팜텍은 일본 회사와 줌(Zoom)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CTO는 "일본 바이오 CDMO는 ADC 플랫폼 개발 경험과 생산 역량을 모두 갖춘 기업"이라며 "단순한 위탁개발이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을 함께 구축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항암제 전문 바이오텍은 전임상 데이터가 축적되면 보다 적극적인 협력에 나설 뜻을 전달했다. 회사 측은 현재 기술 수준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추가 전임상 결과 확보 이후 본격적인 사업개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L301 넘어 차세대 플랫폼으로 확장

비엘팜텍의 전략은 ML301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

현재 회사는 기존 저분자 분자접착제 항암제 개발과 함께 ADC 페이로드, BBB 셔틀 등으로 활용 가능한 신규 후보물질을 별도로 개발하고 있다. 동일한 표적을 활용하되 적용 방식은 달리해 다양한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뇌종양 등 난치성 암을 겨냥한 BBB 플랫폼은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다. 회사는 ADC와 BBB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항암 플랫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바이오 USA에서 비엘팜텍은 글로벌 빅파마의 바이오벤처 인큐베이션 프로그램 담당자와도 만나 후속 연구를 논의했다. 해당 기업은 비엘팜텍에 대장암과 폐암 등 보다 시장성이 큰 적응증 데이터를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엘팜텍은 오는 10월 해당 빅파미의 미국 본사 방문에서 연구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정 CTO는 "우리 기술이 선정된 이유는 기존 접근법과 다른 새로운 타깃과 과학적 접근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빅파마는 완성된 후보물질보다 성장 가능성과 차별성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몇 달 동안 확보할 데이터가 글로벌 사업개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40건 미팅'보다 중요한 것은 한 건의 라이선스 아웃"

정 CTO는 최근 바이오 업계에서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미팅 건수' 중심 홍보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미팅을 40건, 50건 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중요한 것은 실제 라이선스 아웃이나 공동개발로 이어질 기업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제약사들은 데이터 하나를 검토하는 데도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린다"며 "지금처럼 NDA와 CDA를 체결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방향성을 함께 검증하는 과정 자체가 사업개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USA 이후 비엘팜텍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후속 협의를 빠르게 이어가면서 분자접착제 플랫폼의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국내 상장 신약개발 기업까지 협력 대열에 합류하면서 기술 검증과 공동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CTO는 "지금은 라이선스 계약을 서두르기보다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는 단계"라며 "ML301을 시작으로 분자접착제와 ADC, BBB 플랫폼까지 연결되는 글로벌 항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