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물품, 국내서 만들면 세금 깎아준다…'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14일, 오전 11:41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정부가 반도체, 이차전지, 희토류 등 경제안보·녹색전환 핵심품목의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생산량에 비례해 세제 혜택을 주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최근 중동전쟁까지 지정학적 충격이 잇따르면서 특정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이 국가경제의 취약점로 떠오른 데 따른 조치다.

지난 7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는 14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경제안보·녹색전환 측면에서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품목을 대상으로, 국내 생산·판매량에 생산단위별 적정 단가를 곱한 금액만큼 법인세·소득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하반기 중 세부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동안 정부의 첨단산업 세제지원은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원가 경쟁력이 뒤처지는 품목은 투자 지원만으로 국내 생산기반을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조치는 지원의 무게중심을 ‘투자’에서 ‘생산’ 단계로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는 생산 초기 결손으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업을 위한 별도 지원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신생 기업이나 신산업 진입 초기 기업이 세액공제 사각지대에 놓이는 문제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원가 경쟁력이 열위에 있는 ‘고위험 경제안보품목’에 대해서는 기존 국내생산보조금 지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세액공제와 보조금을 병행해 이중 안전판을 두는 셈이다.

정부가 이처럼 국내생산 유인책을 꺼내든 배경에는 잇단 지정학적 충격이 자리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2024년 홍해 사태, 2025년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이어 올해 중동전쟁까지, 공급망과 에너지 수급에서 특정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매번 위험 요인으로 드러났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국제무역 질서의 분절화·블록화가 가속화하면서 공급망 안정과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이번 대책에 힘을 실었다.

정부는 핵심광물 재자원화율을 2030년까지 20%(현재 7%)로 끌어올리는 ‘도시광산 산업’ 자립화도 병행 추진한다. 전기차·전자제품 재활용 과정에서 핵심광물이 든 폐부품을 우선 분리·회수하도록 관련 기준을 내년 개선하고, 폐영구자석(희토류)도 내년 순환자원으로 신규 지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세액공제 대상 품목의 구체적 범위와 단가 산정 기준이 정책 실효성을 가를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