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데이터센터에 1350조…피지컬AI 더해 '초격차' 베팅

경제

뉴스1,

2026년 7월 14일, 오전 11:41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의 모습. 2026.6.29 © 뉴스1 김영운 기자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1350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피지컬 AI를 더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앞세워 잠재성장률 반등에 나선다.

반도체 호황을 일시적인 경기 순환이 아닌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생산능력 확충과 차세대 기술개발, 인력양성, 국산 장비·부품 생태계 조성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와 도전형 연구개발(R&D), 종합형 국부펀드를 통해 신산업과 자금공급 기반도 확충한다.

재정경제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선정하고, 이를 글로벌 초격차 확보와 잠재성장률 반등의 핵심 축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서남권 반도체 팹 4기에 800조…5년 내 메모리 생산능력 2배
반도체 분야에서는 용인과 평택에 계획된 팹 건설 기간을 단축해 향후 5년 안에 국내 메모리반도체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 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남권에는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반도체 팹 4기 건설에 총 800조원을 투자하고,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을 신속히 공급할 방침이다. 선도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첨단 패키징 실증센터도 구축한다.

충청권에는 온양·천안 HBM 팹 건설 등을 중심으로 156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한다. 부산은 전력반도체, 구미는 반도체 소재·부품 생산기지로 키우는 등 영남권에도 역할을 분담한다.

차세대 기술개발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HBM 이후의 차세대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개발에 2000억원, 데이터센터용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에 7000억원, 미래차·로봇·방산 등에 특화된 NPU 개발에 1조 3000억원을 투입한다.

실리콘카바이드(SiC)·질화갈륨(GaN) 등 화합물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기술개발에도 각각 5000억원, 4000억원을 지원한다.

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기관도 확충한다. 반도체 특성화대학·대학원은 올해 26곳에서 2030년 30곳으로, 반도체 아카데미는 4곳에서 6곳으로 확대한다. 목표는 반도체 인력 10만명 양성이다.

국방반도체 국산화와 차세대 전력반도체 전주기 지원체계도 마련한다. 국가 안보 인프라에서 국산 반도체를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공공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등이 초기 수요를 창출하도록 유도한다.

AI데이터센터 분야 550조원 투입…로봇 연 1000개 현장 보급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투자유치 계획을 포함해 총 550조원을 투입한다.

SK의 울산 데이터센터와 추가 권역별 사업, GS의 동해 데이터센터, 네이버의 세종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총 8.4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2028년 상반기 안에 착공해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 정보기술(IT)과 클라우드·소프트웨어, 전력·냉각 기술 및 장비를 국산화해 AI 데이터센터 자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5만장 확보를 골자로 하는 내년 배분계획도 선제적으로 수립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AI 허브 조성 등을 추진한다.

피지컬 AI 분야는 AI 팩토리·로봇·자동차·선박·가전·드론·반도체 등 7대 선도 분야를 중심으로 육성한다.

정부는 올해 글로벌 상위 10위 수준의 독자 AI 모델을 확보하고, 정예팀을 집중 지원해 내년 글로벌 최상위급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외에도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신산업 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센서·액추에이터·휴머노이드용 이차전지를 신규 프로젝트로 지정하고, K콘텐츠·K뷰티·K식품·차세대 전력반도체·그래핀·소형모듈원자로(SMR) 등 기존 프로젝트의 성과 창출도 이어간다.

제약·바이오는 글로벌 5강, 방산은 세계 4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지원을 확대한다. 우주·항공과 AI 에이전트, 양자·보안, 광반도체 등 미래 프론티어 산업에도 투자하고, 한은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실증과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등 블록체인 이코노미 활성화도 추진한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지난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6.7.14 © 뉴스1 김기남 기자

KIC에 전략투자계정 신설, '종합형 국부펀드'로 확대
정부는 자금 공급을 위해 한국투자공사(KIC)에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종합형 국부펀드로 개편하고, 국민성장펀드는 하반기 15조원 이상을 지원한다.

재원은 정부 출자금과 기부금, 운용수익 등으로 구성하며, 발생한 수익은 재투자와 배당, 국고 환수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한다.

투자 대상은 크게 세 분야다.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소재·부품·장비, 원전, 우주·항공, 양자 등 전략산업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금융·인프라 등 기간산업이며, 세 번째는 해외 공급망을 비롯해 국가경쟁력과 경제안보에 직결된 산업이다.

다만 KIC가 한국은행과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용하는 기존 외환보유액과 전략투자 자금은 구분한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에 대한 대외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두 계정 사이에 별도 회계와 방화벽을 설치할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도 첨단산업 투자에 속도를 낸다. 올해 3분기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6000억원을 추가로 출시하고, 하반기에 사업 승인과 자펀드 결성을 포함해 15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한다.

민관자금이 초혁신기업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투입될 수 있도록 국민성장펀드의 간접투자 부문에 ‘초혁신경제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내년부터 추진한다.

정부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기회, 압도적 투자 통해 생산성 향상으로"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가 대규모 자본투자와 총요소생산성 향상을 거쳐 잠재성장률 반등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1990년대 후반 미국의 대규모 IT 투자를 사례로 들며 "대대적인 대규모 투자가 있게 되면 자본이 늘어나면서 잠재성장률이 올라갈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기회를 사이클이 지나가면서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압도적인 투자를 통해 피지컬 AI와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반도체 업황과 기업의 투자 확대 분위기를 반영해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을 기존 2%대 초반에서 5.0%로 높였다.

다만 3대 메가프로젝트가 올해 설비투자를 얼마나 끌어올리는지는 별도로 산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3대 메가프로젝트가 금년 중에, 빠르면 하반기에 투자가 바로 실행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기업들이 향후 3~4년간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지금부터 투자계획을 앞당겨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올해 4분기부터 설비·건설투자가 일부 당겨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 투자가 중심인 만큼 정부는 국민성장펀드와 세제·예산 지원을 통해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강 차관보는 "올해 3% 실질성장률, 12.3% 경상성장률 달성 전망에는 기본적으로는 민간기업의 투자가 가장 주된 동력이 될 것"이라며 국민성장펀드, 세제지원, 내년도 예산 등을 통해 민간기업의 투자를 뒷받침할 재원을 공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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