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국제공개 자료와 대한민국 특허청이 발급한 국제조사보고서(ISR) 및 국제조사기관 견해서(ISA)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히알루로니다제 관련 특허 2건을 지난해 12월 23일 나란히 국제출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제 출원한 METHOD FOR REMOVING IMPURITIES THROUGH CAPRYLIC ACID AND DEPTH FILTRATION(카프릴산 및 심층여과를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법/WO2026142300) 특허.(자료=WIPO)
출원된 특허는 △METHOD FOR REMOVING TRUNCATED HYALURONIDASE(절단된 히알루로니다제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WO2026142299) △METHOD FOR REMOVING IMPURITIES THROUGH CAPRYLIC ACID AND DEPTH FILTRATION(카프릴산 및 심층여과를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법/WO2026142300)이다. 두 특허는 모두 지난 2일 WIPO를 통해 국제공개됐다.
두 개 특허는 'SC로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SC에 사용하는 효소를 만드는 기술'이다. 첫 번째 특허는 히알루로니다제를 생산할 때 생기는 '불량 단백질'을 걸러내는 기술이고, 두 번째 특허는 생산 과정에서 함께 나오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두 특허 모두 더 깨끗한 히알루로니다제를 만들기 위한 제조공정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 밑 조직에서 약물이 잘 퍼지도록 돕는 효소다. 이 효소를 활용하면 기존 정맥주사(IV) 치료제를 피하주사(SC)로 바꿀 수 있는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할로자임(Halozyme) '인핸즈(ENHANZE)'와 알테오젠 'ALT-B4'가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꼽힌다.
특히 해당 특허는 국제조사 단계에서 모두 진보성과 신규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조사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첫 번째 특허는 실체 심사 대상인 청구항 1~53, 56, 58~67 전부가 진보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국제조사기관은 핵심 청구항의 신규성이 휴온스랩의 선행특허에 의해 이미 개시됐다고 판단했다.
특허 핵심으로 제시된 MMC(멀티모드 크로마토그래피) 활용 청구항(5~7)에 대해서는 휴온스랩 특허와 알테오젠 선행특허를 결합하면 통상의 기술자가 충분히 도출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진보성을 부정했다.
두 번째 특허 역시 실체 심사 대상인 청구항 1~51 전부가 진보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국제조사기관은 카프릴산 침전과 심층여과를 결합한 정제 공정이 이미 2012년 공개된 미국 선행특허에 개시돼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히알루로니다제를 적용한 청구항은 할로자임의 선행특허를 결합하면 쉽게 도출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봤다.
'HCP 함량이 100ppm 미만인 히알루로니다제'를 청구한 물질 청구항에 대해서는 제조공정이 다르더라도 물질 자체는 기존 히알루로니다제와 구별되지 않는다며 신규성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국제조사기관은 두 특허 모두 기존 정제 기술을 최적화하거나 조합한 수준으로 판단해, 실체 심사 대상 청구항 전부에 대해 진보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는 국제단계에서 제시된 예비적 의견으로, 향후 국내를 비롯한 각국 특허 심사 과정에서 청구범위를 보정해 등록을 추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제 출원한 METHOD FOR REMOVING TRUNCATED HYALURONIDASE(절단된 히알루로니다제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WO2026142299) 특허 국제조사보고서.(자료=WIPO)
◇"알테오젠 기술 못넘어...불확실성 제기는 과도한 확대 해석"
삼성바이오에피스 이번 특허 기술이 공개되면서 14일 알테오젠(196170) 주가가 급락했다. SC 플랫폼 사업성에 불확실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공개된 삼성바이오에피스 특허 내용과 국제조사 결과를 보면 그 가능성에 대해 제한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이번 특허는 이 같은 SC 플랫폼 자체를 개발하는 기술이라기보다, 플랫폼에 활용되는 히알루로니다제를 자체 생산하기 위한 제조·정제 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제 공개된 삼성바이오에피스 특허 모두 히알루로니다제를 생산하는 제조공정(CMC) 특허로, 새로운 SC 플랫폼이나 신규 물질에 관한 특허는 아니다. 히알루로니다제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공정 기술에 가까운 성격"이라며 "히알루로니다제는 생산 과정에서 효소가 쉽게 절단되는 등 안정성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제조사들이 다양한 정제 공정을 연구해 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같은 맥락에서 생산 공정을 개선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국제조사에서도 두 특허 모두 신규성과 진보성 측면에서 선행기술과 차별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며 "현재 공개된 특허만으로 알테오젠 플랫폼 사업성이 흔들리거나 경쟁 구도가 바뀐다고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플랫폼 사업 특허 'NO'..."별도 상업화 계획도 없어"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이번 특허가 시장에서 해석되는 것처럼 새로운 SC 플랫폼 사업을 위한 전략적 특허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특허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제조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출원한 것으로, 현재 회사의 공식 파이프라인이나 별도 사업으로 추진하는 기술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출원한 특허가 국제공개되면서 관심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키트루다 SC 제형이나 플랫폼 사업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어떤 제품에 적용할지 정해진 바는 없으며, 별도의 상업화 계획도 없다"며 "SC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제조기술 정도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조사기관이 두 특허 모두에 대해 신규성과 진보성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향후 개별 국가에서 특허를 어떻게 가져갈지 등 특허 전략은 공개할 수 없다"며 “정제 관련 특허 두 건이 공개된 것을 두고 플랫폼 사업이나 특정 제품 적용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해석됐지만, 이는 과대 해석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 특허라는 의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