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토론회…노 "AI 이윤, 사회적 재분배" vs 사 "산업경쟁력 훼손"

경제

뉴스1,

2026년 7월 14일, 오후 03:07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6.5.20 © 뉴스1 김영운 기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호황으로 창출된 초과이윤을 어떻게 나눌지를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노동계는 AI 성과를 노동자와 사회에 환원하는 새로운 분배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경영계는 기업의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우선해야 한다며 맞섰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서울 용산구에서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를 개최해 이같은 노사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토론회는 삼성전자 노사교섭에서 촉발된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개최됐다. 당초 지난달 1일 '사회연대임금'을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연기됐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AI 대전환은 산업생태계, 우리의 일하는 방식, 그리고 노동의 가치와 정의까지 뿌리째 바꾸고 있다"며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기존 문법으로는 이들을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 노동자의 권리는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인지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천문학적인 인공지능(AI) 성과는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 낸 이익의 총량이다. '투자냐 분배냐'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 "AI 혁신 성과, 사람에게 재투자해야…원·하청 상생 임금 필요"
류제강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기술혁신 자체가 아니라 기술혁신의 성과를 누구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며 "AI 혁신으로 창출된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특정 기업이나 일부 노동자에게만 집중될 경우 노동시장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연대교섭과 연대임금, 공급망 상생 등을 통해 산업과 사회 전체가 누릴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AI 혁신으로 창출된 경제적 성과를 다시 사람과 사회에 투자하는 것은 조세와 재정이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재분배 기능"이라고 주장했다.

류 본부장은 조세·재정 개편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본부장은 "AI 혁신으로 소수 기업에 막대한 초과이윤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는 현행 법인세 구조만으로는 초과이윤의 사회적 환원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법인세제 개편을 포함한 조세·재정 논의가 보다 필요하다"며 "AI 혁신의 성과가 특정 기업과 주주에게만 귀속되지 않고 기술개발을 가능하게 한 사회적 인프라와 노동, 교육체계에 다시 환원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겨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청년특위위원장은 원·하청 상생 임금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반도체기업의 이윤과 정부의 추가세수를 어떻게 쓸 것인가는 반도체산업의 성장과 이윤 창출에 기여한 사람, 반도체산업 초과이윤의 그늘인 AI 산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에게 우선 쓰여야 한다"며 "공급망 내 협력업체에 대한 적정 규모의 이윤 보장과 함께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써야 한다"고 했다.

경영계 "N% 성과급, 자본시장 원리에 반해…투자 위축 우려"
경영계는 N% 성과급 고착화와 투자 위축 우려를 제기했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는 "대법원은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경영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되는 성과급은 사후적 배분에 더 가깝다는 이유로 임금성을 일관되게 부정했다"며 "기업의 이익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혁신의 결과물이며, 주주의 몫이자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나 설비투자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근로자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을 근로계약 또는 단체협약 등에 의해 보장받고 있다. 영업이익 배분 요구는 위험과 보상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자본시장의 기본 원리에 반한다"며 "단체협약을 통해 산정기준과 지급률이 굳어지면 유연한 경영 판단을 내리는 데 장애가 생기며, 기업의 장기 투자 여력과 경쟁력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용현 이사는 이익 배분 방식보다는 기업 혁신 지원이 중요하다고 봤다.

황 이사는 "AI 전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순서는 이익 배분 방식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기업 혁신 지원과 AI 시대에 대비한 노동시장 전환을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인재 유출 방지, 근로시간제도 개선 등 AI 시대 기초체력을 갖추는 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도 "격차 해소의 재원을 기업의 이윤에서 빼내는 순간, 격차를 줄이는 게 아니라 격차를 만들어내는 산업 자체를 잃게 된다"며 "이윤은 혁신에 대한 보상이자 투자·생산을 이끄는 시장 신호인데, 이를 분배 대상으로만 보면 자원의 효율적 투입과 배분을 왜곡한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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