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머문 세제지원을 생산 단계까지 확대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새로 도입하고 전략물자는 비축을 늘리거나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등 공급망 대응체계를 전면 재편하기로 했다.
정부는 14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K-공급망·에너지 자립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국내생산-비축-해외생산-수입선‘의 4단계 공급망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이다. 경제안보와 녹색전환 측면에서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품목을 국내에서 생산·판매하면 생산량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를 깎아준다.
그간 첨단산업에 대한 세제지원이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치우쳐 있었다면, 앞으로는 실제 국내에서 생산을 늘리는 기업에 혜택을 주겠다는 얘기다.
생산 초기 적자가 발생하는 기업에 대한 별도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고위험 경제안보 품목에는 기존 국내생산보조금도 내년 상반기까지 함께 지원해 생산 기반을 조기에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전략물자 비축도 확대한다. 원유는 경제 규모에 맞게 비축총량을 늘리고, 비철금속 6종은 다음 달 5개년 비축계획을 수립한다. 새만금 국가산단엔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를 2028년까지 짓고, 석유 비축시설도 2000만배럴 이상 늘린다.
사우디·UAE 등 산유국과의 국제공동비축 협력도 확대하는데, 호르무즈 원유가 국내 도입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통항료 이슈가 비축 확대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국내 생산과 비축이 어려운 품목은 해외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요소·핵심광물처럼 민간 단독 투자가 어려운 품목은 국부펀드·정책펀드로 해외 자원개발과 정·제련 사업을 지원한다. 특정국 의존도 80% 이상 품목을 대체 수입할 경우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비용 전액을 저리로 대출해주고, 비중동산 초중질유 정제기술 개발도 2027년까지 추진한다.
정부가 공급망 전략을 전면 손질하고 나선 것은 최근 수년간 지정학적 충격이 반복되며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선언은 종전 국면에서도 언제든 상황이 급변할 수 있음을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중동전쟁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대외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