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대신 바다로…선박 포트폴리오 키우는 건자재 업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15일, 오후 07:13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가구·건자재업계가 선박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건축용 등 타 사업분야보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선박용 사업에 힘을 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현대리바트의 선박 가구들로 꾸며진 일반 상선 내 시네마룸(왼쪽), 식당의 모습이다.(사진=현대리바트)
현대리바트의 선박 가구들로 꾸며진 일반 상선 내 시네마룸(왼쪽), 식당의 모습이다.(사진=현대리바트)
15일 중소기업 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079430), KCC(002380), LX하우시스(108670) 등은 선박용 가구와 페인트, 바닥재 등 관련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년째 불황인 건설 의존도를 낮추고 조선업 호황의 수혜를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표 가구업체인 현대리바트는 최근 선박용 가구 사업을 미래 성장축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선박 가구 사업 매출은 약 3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성장한 규모다. 특히 단순 가구 공급을 넘어 선박 내부 공간 전체를 설계·시공하는 ‘종합 인테리어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크루즈 뿐 아니라 일반 상선에서도 객실과 공용공간 인테리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선원 인력 유치를 위해 복지 공간을 조성·개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한다는 게 현대리바트 측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경남 거제 소재의 국내 조선소와 컨테이너선에 대한 선박 가구 납품 및 선원 복지 공간 인테리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리바트는 길이 399.98m, 폭 61m로 축구장 4개 크기에 달하는 컨테이너선 13척의 선실과 커뮤니티 라운지, 레스토랑, 영화방, 헬스장 등 선원 복지 공간의 인테리어를 설계하고 맞춤형으로 제작한 선박 가구를 공급·시공하게 됐다. 이외에도 매년 60척가량의 선박 인테리어·가구 공급 계약을 수주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종합 인테리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디자인랩’을 신설한 바 있다. 가구와 마감재, 공간 디자인 등을 통합적으로 검토하며 고객 맞춤형 설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선박 인테리어 사업도 집중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선박용 자재는 일반 건축자재보다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과 강한 자외선, 큰 온도 변화, 진동 등 가혹한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구성과 난연성, 경량화, 친환경성 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다. 바꿔말하면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한번 시장을 뚫으면 거래가 안정적이고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는 뜻이다.

국내 페인트 1위업체 KCC도 최근 이 같은 장점을 보고 자체 개발한 선박용 페인트를 앞세워 관련 사업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선박용 페인트는 선체를 부식과 오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물론 연료 효율과 직결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KCC에 대해 “자동차용·선박용 도료(페인트)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이 예상된다”며 “조선업 호황과 친환경 선박 확대에 따른 선박용 도료 수요 증가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X하우시스도 선박용 바닥재와 인테리어 필름 등 산업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선박 내부 공간에 적용되는 바닥재와 표면 마감재는 내마모성과 난연성, 디자인 품질을 동시에 갖춰야 해 기술 경쟁력이 중요한 제품군으로 평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는 만큼 관련 사업으로 건설업 불황 등 어려운 상황을 조금이나마 이겨내고 있다”며 “(선박용 제품군과 같은) 고기능성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더욱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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