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시장 공식이 바뀌고 있다. 한때 더 독하고 많이 마시는 것이 미덕이었던 주류 문화가 사라지고 이제는 '부담 없이 한 잔'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소주부터 막걸리까지 저도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16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1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9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으로 이는 주류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2024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5만1000KL로 10년 전인 2014년(380만8000KL)보다 약 17.3% 감소했다. 이는 국내 주류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주종별로 보면 같은 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19년 대비 10.9% 줄었고 맥주 역시 4.6% 감소했다. 이렇듯 주류업계 전반에서 소비 감소 현상이 나타나면서 업계도 기존 소비층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가 이어지면서 주류 시장에는 해마다 새로운 제품과 유행이 등장하지만, 저도주만큼은 단기적인 트렌드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음주량 감소와 건강 중시 현상이 맞물리며 소비자가 술을 즐기는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어서다.
(왼쪽부터) 진로 라이트, 새로 오미자.(각 사 제공)
기존 제품만으론 한계…저도주로 돌파구 찾는 주류업계
이처럼 주류 소비 감소가 장기화되면서 주류업계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기존 주력 제품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지자 도수를 낮추고 맛과 콘셉트를 차별화한 저도주를 잇따라 선보이며 새로운 소비층 확보에 나선 것이다.
국내 소주 1위 기업인 하이트진로도 최근 제로슈거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알코올 도수를 11.7도로 구현하며 열량을 25% 낮춘 소주 '진로 라이트'를 선보였다. 일반 소주가 16도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도수를 대폭 낮춘 제품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저도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5월 말 출시한 '새로 오미자'는 알코올 도수 12도의 일반 증류주로 경북 문경산 오미자 과즙을 더했다. 출시 한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병을 돌파하며 저도주 수요를 입증했다.
막걸리 업계도 저도화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장수는 라이트 주류 인기에 힘입어 스파클링 막걸리 '샤인블랑스파클린'을 출시했으며 배상면주가는 저도 막걸리 '원별'을 선보였다. 기존 막걸리보다 도수를 낮추고 탄산감과 풍미를 더해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술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보다 얼마나 부담 없이 즐겼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저도주는 음주량 감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주류업계의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