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중동전쟁, 고용에 상당히 큰 영향"…중소기업 빠르게 위축

경제

뉴스1,

2026년 7월 16일, 오후 01:04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강남구 행복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2026.7.15 © 뉴스1 이종수 기자

중동전쟁이 국내 산업 경기에 미친 영향은 당초 우려보다 제한적이었지만, 고용에는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과 불확실성 확대가 겹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채용이 위축된 영향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용 지표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중동전쟁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6년 7월 경제상황 평가'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만 명 안팎의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중동전쟁 발발 이후인 4월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한 데 이어 5월에는 4만 명 감소로 전환했다.

한은은 중동전쟁이 공급망 교란과 생산비용 상승, 불확실성 확대 등의 경로를 통해 생산과 고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원유 수입 차질은 정유업 생산 감소로 직결되고, 나프타 수급 제약은 화학뿐 아니라 건설·자동차·플라스틱·비금속 등 전방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은 화학·철강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특히 중소기업은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 충격에 더욱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고용은 비용 충격과 함께 불확실성 확대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기업들은 원자재·물류 비용이 늘면 구인 유인을 줄이고, 생산 감소가 없더라도 신규 채용을 보류하거나 결원을 충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월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충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충격은 모두 중소 제조업체의 고용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 충격은 당기 생산활동보다는 투자와 채용 등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경로로 작용했다.

실제 생산 측면에서는 중동전쟁의 영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정유·화학 산업에서 주로 나타났고, 여타 전방산업으로의 파급은 제한적이었다.

정유·화학 생산은 원유와 나프타 수급 차질로 상당 폭 감소했다. 다만 기업들이 생산 물량을 내수 부문에 우선 공급하면서 생산 감소의 영향은 주로 수출에 집중됐고, 자동차·플라스틱·비금속 등 전방산업의 소재·부품 조달 차질은 크지 않았다.

반도체 산업은 주요 원자재의 대체 수입처 확보와 재고 활용을 통해 생산 차질 없이 호조를 지속했다. 철강·금속은 중동 국가의 생산·수출 차질에 따른 반사이익도 일부 나타났다.

반면 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나타났다. 4월에는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내수 관련 서비스업 고용이 주춤했고, 5월에는 비용 충격의 영향이 가중되면서 전체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비용 상승 부담이 커진 일부 제조업과 건설업, 농림어업의 고용 감소세가 확대됐고 운수업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특히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300인 미만 사업체를 중심으로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한은은 향후 중동 상황이 점진적으로 수습될 경우 국내 주요 산업과 고용이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는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반도체 호조와 수출·내수 개선 등 성장 동력이 양호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산업 회복 여건이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고용도 지정학적 불확실성 완화와 반도체 호조로부터 파급된 내수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를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 총재는 "중동 불확실성이 좀 완화되면서 이제 서비스업의 고용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가 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은 업황 부진 누적으로 고용 여력이 소진된 데다 금융 여건도 긴축적이어서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쟁 협상 지연과 일부 기업 구조조정, AI 영향 가속화 등도 고용의 하방 위험으로 제시됐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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