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김도우 기자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앞두고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재산세·취득세 전반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부동산 세제 국민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집값 급등과 ‘똘똘한 한 채’ 쏠림, 거래 동결, 지역·세대 간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세제 재설계를 두고 학계·연구기관·시민단체·시장 전문가가 머리를 맞댔다.
실거주 보호를 전제로 보유세는 강화하되 초고가·비거주 주택을 겨냥한 표적 과세와 양도세·거래세 정상화를 병행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집은 사는 곳" 부총리가 제시한 세제 재설계 방향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구윤철 부총리는 "주택은 기본적으로 사는 곳인데 정책이 '사는 것'에 치우쳤다"며 집 없는 국민 입장에서 종부세·양도세를 다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수 대신 가액 기준 과세 전환, 비거주·다주택과 실거주 1가구에 대한 차별화, 종부세 재원의 주택 분야 활용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국민 목소리가 바람직한 길이라면 언제든지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2016년 이후 서울 동남권 아파트 가격이 166%, 서울 전체 아파트가 131% 오르는 동안 소비자물가는 25% 상승에 그쳤다며, 집값 급등이 보유세·양도세 형평성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69%와 공정시장가액비율 60%가 겹친 종부세 과표 구조, 시가 30억 원 한 채보다 10억 원 주택 세 가구에 더 무거운 세 부담이 매겨지는 현 체계, 비거주 초고가 1가구에 대한 최대 80% 세액공제를 핵심 문제로 꼽고, 실거주 보호·과세 형평성·거래 정상화를 세제 개편의 세 축으로 제시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김도우 기자
보유세는 가액 기준으로, 거래세는 줄이자는 전문가들
패널 토론에서는 "보유세를 어디까지, 어떤 기준으로 올릴 것인가"를 두고 온도 차가 드러났지만, "가액 기준을 강화하고 실거주 중심으로 혜택을 재편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대체로 의견이 모였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국내 보유세 실효세율이 주요국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이라며 보편적 보유세 강화와 1가구 종부세 혜택 축소를 주장했고,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순자산 지니계수 상승과 상위 10%·하위 10% 자산 격차를 근거로 종부세를 가격 기준·실거주 기간 중심 공제로 재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진창하 한양대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슷하지만, 거래세 비중은 1위권이라며 "보유세는 완만히 조정하되 과도한 거래세 의존 구조를 바꾸는 것이 중장기 과제"라고 지적했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도 보유세가 효율적인 세목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종부세·재산세를 합친 전체 보유세를 재산세 중심으로 강화하고 종부세 공제를 축소하는 대신 고령자에게는 납부 유예를 확대해 상속·매각 시 정산하는 방식이 형평성에 맞는다고 봤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김도우 기자
장특공제·12억 비과세, '똘똘한 한 채'의 뿌리로 지목
양도소득세 논의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와 1가구 비과세가 '똘똘한 한 채'와 시세차익 편중을 키웠다는 비판이 집중됐다.
심충진 교수는 1가구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거주 최대 80% 장특공제가 종부세·양도세 재분배 기능을 무력화한다며, 보유 기간 공제 폐지와 실거주 10년 이상에 한정한 공제, 총 공제율 60% 상한을 제시했다.
조정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1가구 1주택 비과세 12억 원 기준으로 이미 전국 주택의 97%, 서울의 85%가 양도세를 내지 않는 상황에서 초고가 아파트까지 장특공제 혜택을 받는 것은 "근로소득 대비 현저히 낮은 세 부담"이라고 비판했다.
고령층과 서민·청년층, 지방 거주자의 주거 이동성을 어떻게 설계할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패널들은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고령 은퇴자의 매각·다운사이징에 대한 양도세 부담을 덜어 세대 간 자산 이동과 거래 정상화를 유도하고, 서민·청년층이 실거주용 주택을 옮길 때 취득세·양도세를 정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거주·고령·서민층의 이동성을 높이는 쪽으로 양도세·취득세를 다듬는 동시에, 초고가·투자 목적 주택에는 더 무거운 세부담을 지우는 이중 구조가 필요하다는 데도 대체로 공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김도우 기자
초고가 선별 과세와 예측 가능한 세제, 시장이 원한 두 가지
시장 전문가와 시민 목소리는 초고가 주택 선별 과세와 세제의 예측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는 종부세·양도세를 "시장 교정 도구"라고 규정하고 "실효세율이 너무 낮고 규칙이 자주 바뀌어 신뢰를 잃었다"며 시가 4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한해 실효세율 1% 안팎까지 보유세를 올리고, 양도세 감면은 실거주·평생 1회로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공인중개사와 임대인들은 1가구 비과세를 평생 1회로 제한하고,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의 주택 수 산정·중과 기준을 손봐 실수요·임대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양도세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윤상 연구위원은 양도세가 동결 효과를 통해 매물 잠김과 가격 변동성 확대를 초래한다며, 보유 단계에서 더 많이 걷고 양도 단계에서는 그동안 낸 보유세만큼을 세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보유세·양도세를 연동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영훈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규제지역 양도세 중과 기준을 매입 시점으로 바꿔, 기존 재고 주택의 유통 매물은 유지하면서 규제지역으로 새로 유입되는 투자 수요만 겨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3회 국무회의 겸 제10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6.5.26 © 뉴스1 허경 기자
보유세 강화·거래세 정상화·표적 과세…이제 정부 선택만 남았다
종합 사회를 맡은 윤태화 가천대 석좌교수는 토론을 정리하며 "실거주 장기 1가구 보호,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도한 장특공제·종부세 혜택 축소, 주택 수보다 금액 기준에 가까운 과세 체계, 보유세 개선 필요성"을 공통분모로 꼽았다.
정부는 이번 경청 토론회를 통해 모아진 의견을 토대로 종부세·재산세·양도세·취득세 개편안을 마련할 방침이어서, 실거주 중심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정상화, 초고가·투자 목적 주택 표적 과세가 어떤 조합으로 담길지 주목된다.
joyongh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