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투기 불로소득 차단… 보유세 강화해야”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
토론회는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의 기조발제 후 △진창하 한국주택학회장(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남기업 ‘토지+자유 연구소’ 소장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 등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남기업 소장은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공제 혜택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소장은 “비싼 집 한 채를 오래 보유할수록 세금을 낮춰주는 현행 제도가 결국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부추긴 것”이라며 “보유세 실효세율이 선진국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만큼 종부세와 재산세를 동시 인상하는 보편적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광수 대표는 시장 안정화를 위한 ‘교정 과세’로서의 보유세 역할을 앞세워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해 실효세율을 1% 이상으로 대폭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대상을 초고가 주택 소유자로 좁혀 실효세율을 확실히 올리면 세 부담을 이기지 못한 투기성 매물이 시장에 나와 공급 정상화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종부세 부과 기준은 주택 수 아닌 가액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에도 이견이 없었다. 함영진 랩장은 “공시가격이 15억원으로 같아도 1주택이냐 2주택이냐에 따라 세금이 2배 이상 차이 나는 현 구조는 불합리하다”며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가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보유와 거주 각각 세액공제 40%씩 반영해 최대 80%에 달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 기간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데에도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자유토론에선 반발…세제개편안 ‘의견수렴’ 결과는
그러나 이어진 자유토론에선 분위기가 반전됐다. 실질적인 담세 능력과 시장의 활력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세제 규제가 현장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소득과 실현 이익이 없는 은퇴 고령층에 대해서는 주택을 실제로 처분해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까지 보유세 과세를 유예해 주어야 한다”며 고령층 세 부담 완화를 촉구했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강영훈 대표는 “양도세 중과 여부를 매도 시점이 아닌 ‘매입 시점’ 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비규제지역일 때 산 주택이 사후에 규제지역으로 묶였다는 이유로 양도세가 중과되면 매물이 잠겨 시장 왜곡만 심화된다”고 주장했다.
주로 1인 가구의 주거지인 비아파트(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세종시의 송주희 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무조건 포함되면서 대체 주거지 분양이 막히고 거래가 완전히 실종됐다”고 전했다.
구민관 도시공감 대표(대한주택건설협회 이사) 역시 “은퇴자가 노후 임대 소득을 바라고 비아파트를 취득할 때는 주택 수 산입에서 빼주는 ‘원플러스원(1+1)’ 혜택이 절실하다”며 주택 공급을 준비하는 건설사의 토지 종부세 합산배제 유예기간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해 원가를 낮춰야 한다고 건의했다.
정부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불만도 터져나왔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등록임대주택 혜택 축소 움직임에 대해 “정부 약속을 신뢰하고 의무를 다한 임대인들의 혜택을 소급 박탈하는 것은 정책 신뢰를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시세 절반 수준의 저렴한 임대주택 소멸로 이어져 서민 전세난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까지 사흘동안 이어진 부동산 토론회의 내용들을 정책에 반영하겠단 방침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정부 정책을 신뢰할 수 있도록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러 온 만큼, 오늘은 입은 닫고 귀를 활짝 열어 많이 듣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해 열린 토론회에서 ‘보유세 강화론’과 ‘규제 완화’ 요구라는 양극단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옴에 따라,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부동산세제 개편안에 이러한 의견들을 어떻게 반영할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