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ASML·TSMC "AI 수요 탄탄" 입증…'피크아웃' 우려 잠재울까

경제

뉴스1,

2026년 7월 16일, 오후 05:34

메타가 루이지애나주 리칠랜드 패리시에서 건설 중인 5GW 하이페리온 데이터 센터.(메타 제공)/뉴스1


메타의 대규모 투자 발표에 이어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가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피크아웃(하락 전환) 우려가 가라앉을지 주목된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계속 제기되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은 오히려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장비 수요와 AI 반도체 주문이 꾸준하다는 점이 확인된 것도 기대를 갖게 하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이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인프라 투자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 2분기 순익 77% 급증 '어닝 서프라이즈'…AI 칩 호황 지속

먼저 TSMC는 16일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2703억 8000만 대만달러(약 59조원), 순이익 7065억6000만 대만달러(약 33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0%, 77.4% 증가했다.

7나노 이하 첨단 공정 비중이 전체 웨이퍼 매출의 77%를 차지했다. AI 가속기와 고성능 컴퓨팅(HPC)용 반도체 생산이 확대돼 첨단 공정 수요가 실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TSMC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 446억(약 66조 원)~458억 달러(약 68조 원)를 제시했다.

TSMC 수석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웬델 황은 "2분기 우리 비즈니스는 최첨단 공정기술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뒷받침됐다"면서 "3분기에는 2㎚ 공정 생산 확대와 최첨단 공정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강력한 수요가 우리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AI 투자, EUV 노광장비까지 확산…ASML 역대급 실적

AI 인프라 확대는 반도체 공급망 기업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ASML은 올해 2분기 순매출 93억 유로(약 15조 원), 당기순이익 29억 유로(약 4조 7000억 원)를 기록했다. 또 연간 매출 전망을 430억(약 73조 원)~450억 유로(약 76조 원)로 상향 조정했다.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생산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7나노~45나노 공정에 사용되는 심자외선(DUV)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속적인 AI 투자가 첨단 로직 및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전 제품군의 주문 증가와 장기적인 수요 가시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SML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연간 생산량 약 65대 규모인 EUV 노광장비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30% 확대하고, 2028년 추가로 30% 증설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DUV 장비 역시 2027년까지 30% 늘릴 계획이다.

업계는 두 기업의 실적에 대해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장비 수요 증가와 파운드리 첨단 공정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다시 AI 메모리 수요를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본다.

글로벌 주요 빅테크 클라우드 수주잔고 추이.(단위 10억 달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자료)/뉴스1



빅테크,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단기 수주잔고 급증

메타는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00억 달러(약 70조원)를 투입해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단기 수익성보다 AI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기 투자 성격이 짙다.

메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오라클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도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매출로 인식될 수주잔고(RPO)는 올해 1분기(회계연도 3분기) 기준 2조 1034억 4000만 달러(약 3112조 400억 원) 규모다. 이후 계약한 금액을 더하면 RPO는 더 확대됐다. 향후 24개월 안에 매출로 인식될 단기 RPO 역시 전년 대비 38%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AI 서비스 계약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데이터센터 투자 역시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생성형 AI 넘어 피지컬 AI 시대…HBM 수요 확대

업계는 생성형 AI를 넘어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한층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 산업용 AI는 기존 생성형 AI보다 더 많은 연산 능력과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가 콘텐츠를 생성하는 단계를 넘어 현실 세계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판단하는 단계로 진화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 성능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챗봇 시장을 장악한 주요 빅테크들은 에이전트, 피지컬 AI 시장이 개화할수록 서비스 사업자 역할보다 데이터센터 연산 제공자(CSP) 역할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HBM4' 제품 모습.(SK하이닉스 제공)/뉴스1


피지컬 AI 시대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AI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해 안정적인 공급 기반 확보에 나섰다. 차세대 HBM4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HBM과 DDR5, 기업용 SSD(eSSD)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수급이 2026년 하반기를 지나 2027년으로 갈수록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메모리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반면, AI 인프라 투자는 여전히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구조적 공급 제약과, LTA를 통한 장기 계약 구조는 메모리 산업의 높은 이익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제한적 공급이라는 업황의 핵심 변수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