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주택 수' 대신 '가액'으로…초고가 기준선은 30억~50억 거론

경제

뉴스1,

2026년 7월 17일, 오전 06:50

서울 시내 아파트·빌라 단지 모습. 2026.7.16 © 뉴스1 박지혜 기자

부동산 세제 토론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한 정부가 이달 말 세제개편안에서 보유세를 인상할 전망이다. 토론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방향성만큼은 뚜렷하게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은 과제는 구체적 수치와 시행 시점을 정부가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전날(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세제 관련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학계·연구기관·시민단체·시장 전문가가 참여한 패널 토론과 자유토론으로 약 2시간 진행됐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종합부동산세·재산세·양도소득세·취득세 개편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종부세 '가액' 전환 무게…초고가 기준선은 의견차
핵심은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으로 바꾸는 방향에 무게가 실렸다는 점이다.

학계·연구기관 패널 다수는 같은 공시가격이라도 주택 수에 따라 세액이 크게 벌어지는 현행 구조가 '똘똘한 한 채' 쏠림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이 같아도 1주택자는 90만 원, 2주택자는 192만 원으로 2.1배 차이가 난다"며 "지방의 여러 채보다 수도권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짚었다.

다주택자 중과 대신 가액 기준 누진과세로 틀을 바꾸는 안이 유력해진 것으로 풀이되지만, 세율 체계를 통째로 바꾸는 사안인 만큼 시행 시점을 두고는 순차 적용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병존했다.

초고가 주택을 별도로 겨냥한 '표적 과세'도 방향은 정해졌지만 정작 기준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날 토론에서만 20억, 30억, 40억, 50억, 100억 원까지 다섯 가지 안이 뒤섞여 나왔다.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는 "시가 40억 원 이상 약 3만 명에 한해 실효세율을 1%까지 올리면 시장을 교정하면서도 정치적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지속가능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앞선 14일 국무회의에서 초고가 주택 기준을 두고 참석자들과 즉석 문답을 벌였다. 국무회의 생중계 댓글로 의견을 취합한 결과 30억 원이 가장 많은 의견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대통령은 20억 원에 대해 "그거 하면 큰일 날 것 같다"고 했고, 최다 의견인 30억 원에 대해서도 "너무 가혹하다"라는 반응을 보인 만큼, 실제 기준선은 50억 원 수준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김도우 기자

세액공제 손질에 거래세 완화까지…세수 용도는 못 좁혀
종부세·양도세에 걸린 최대 80% 세액공제를 손보는 것도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를 축소하는 대신 상속·매각 시점에 정산하는 납부유예 방식이 대안으로 부상했고, 실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율에 차등을 두는 방향도 유력하다.

다수의 토론회 패널들도 '오래 가지고만 있어도 세금을 깎아주는' 현행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맞바꾸는 정상화 구도도 선명해졌다. 보유세는 강화하되 양도세, 특히 다주택자 중과세율은 낮춰 매물 잠김을 풀어주자는 쪽으로 시장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모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현행 20~30%포인트에서 10~20%포인트 수준으로 낮춰 정책의 일관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는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보유세를 올리면 양도세는 깎아줘야 하는데, 둘 다 올리면 나보고 죽으란 말이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언급한 바 있다.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도 이같은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는 만큼, 정부가 실제로 내놓을 개편안도 양도세를 낮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부동산 세수를 어디에 쓸지는 의견이 여전히 갈렸다. 지역균형발전 재원인 현행 부동산교부세로 유지하자는 의견과 주택정책, 즉 공공임대·기본소득 재원에 직접 활용하자는 의견이 팽팽했다. 재원 활용 방안은 향후에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동산 시장의 합리화를 위한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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