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같은 시각 민주당 협상 대표들은 공화당이 제시한 최신 협상안에 여전히 우려를 표명하며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애덤 시프(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이날 블룸버그 거버먼트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며 법안을 둘러싼 쟁점이 여전히 많다는 점을 시사했다. 시프 의원은 “양당이 대부분의 조항에서는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윤리 규정만큼은 그렇지 않다”며 “백악관이 민주당이 이미 합의했다고 생각했던 내용에서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협상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루벤 가예고(애리조나주) 민주당 상원의원도 민주당은 공화당이 준비 중인 새로운 수정안에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공화당이 개정안을 곧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상반되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협상 대표인 신시아 루미스(와이오밍주) 상원의원실은 “루미스 의원은 초당적 합의를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계속 동료 의원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 측 주장과 달리 민주당은 윤리 규정뿐 아니라 암호화폐가 불법 금융거래에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보다 강력한 규정도 요구하고 있다. 또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가 각각 마련한 서로 다른 법안 내용을 조율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존 부즈먼(아칸소주) 상원 농업위원장은 “두 법안의 차이는 99.9% 정도 해결됐다”고 말했다.
법안의 대표 발의자인 버니 모레노(오하이오주) 공화당 상원의원도 양당이 지난 1년 넘게 치열한 협상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8개월 동안 이 법안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횟수가 아내를 만난 횟수보다 더 많았다”며 “정말 엄청난 수의 회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자금세탁 방지 조항 협상을 맡고 있는 캐서린 코르테스 마스토(네바다주) 상원의원도 “양측이 선의(good faith)를 가지고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시간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법안 지지자들은 상원이 다음달 7일 휴회(recess) 에 들어가기 전에 법안을 처리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위원회 소속 존 케네디(루이지애나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법안이 없으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며 “우리는 아직 법안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초안이 공개되더라도 은행위원회 소속이 아닌 의원들은 이 문제를 자세히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질문을 할 것”이라며 “이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만도 몇 주가 걸리는데 우리에게는 그런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법안 지지 세력도 충분한 표를 확보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워싱턴의 로비단체들은 지난해 통과된 지니어스(GENIUS) 법안 표결 결과를 기준으로 이번 클래리티 법안의 찬반 표를 예측하고 있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선임 고문을 지낸 정책자문회사 폴리시파트너(PolicyPartner)의 팀 하이트는 “두 법안은 수년 동안 사실상 같은 흐름으로 논의돼 왔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상당한 중복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클래리티 법안은 더 광범위한 시장 구조를 다루기 때문에 지니어스 법안보다 지지층이 다소 적다”고 분석했다.
클래리티 법안은 지난해 하원을 통과할 당시 지니어스 법안보다 약 10여 표 정도 적은 찬성을 얻었다.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법으로 지난해 상원에서 68대 30으로 통과됐다.
당시 민주당 의원 18명이 찬성했고 공화당에서는 조시 홀리(미주리주)와 랜드 폴(켄터키주) 의원 두 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 같은 표결 구도가 이번에도 유지된다면 클래리티 법안은 지니어스 법안 찬성표 가운데 불과 5~6표 정도만 잃어도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니어스 법안에 찬성했던 공화당 미치 매코널(켄터키주) 상원의원은 현재 건강 문제로 상원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또 지니어스 법안에 찬성했던 민주당의 애덤 시프 의원과 루벤 가예고 의원도 이번 클래리티 법안에는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니어스 법안과 상원 위원회 단계의 클래리티 법안에 모두 찬성했던 앤절라 올스브룩스(메릴랜드주) 상원의원도 이번 주 자신의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니어스 법안에 찬성했던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인 존 오소프(조지아주)와 라파엘 워녹(조지아주)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관련 주장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워녹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와 트럼프 일가가 암호화폐를 통해 벌이고 있는 사익 추구(grift)는 협상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 지니어스 법안에 찬성했던 엘리사 슬롯킨(미시간주)과 재키 로즌(네바다주) 상원의원은 이번 클래리티 법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지니어스 법안 당시 반대표를 던졌던 공화당의 홀리 의원과 폴 의원 역시 이번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제 남은 입법 일정은 사실상 3주 남짓이다. 모레노 의원은 “지금 내 최우선 과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 법안에 대통령 서명을 받는 것”이라며 “의회가 휴회하기 전에 서명식이 열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