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의 모습. 2026.7.7 © 뉴스1 김영운 기자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환율 수준에서는 3만 9000달러대에 머물지만, 연평균 달러·원 환율이 1456.1원보다 낮아지면 사상 처음으로 4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반도체 호황의 혜택을 받는 대만은 올해 1인당 GDP가 4만 50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양국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1인당 GDP 4만 달러 눈앞
19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9164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2750달러(7.6%) 늘어난 규모다.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2021년 3882달러(11.5%)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를 12.3%로 제시했다.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증가를 반영한 것으로, 전망대로라면 1996년(12.3%) 이후 가장 높은 경상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담긴 2025년 경상GDP 2676조 6748억 원에 적용하면 올해 경상GDP는 3005조 9058억 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지난 16일까지의 평균 달러·원 환율인 1487.19원(오후 3시30분 기준)을 적용해 달러로 환산한 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상 총인구 5160만 9121명으로 나누면 올해 1인당 GDP는 3만 9164달러가 된다.
같은 방식으로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 4.6%와 현재 평균환율을 적용하면 내년 1인당 GDP는 4만 1024달러로 사상 처음 4만 달러를 돌파한다.
이 경우 한국의 1인당 GDP는 2016년 처음 3만 달러를 넘어선 3만 839달러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4만 달러대로 올라서게 된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8년 3만 5359달러까지 늘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2년 연속 감소해 2020년 3만 3652달러로 내려앉았다.
2021년에는 팬데믹 이후 경제활동 재개와 대규모 경기부양책,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3만 7534달러로 반등했다. 그러나 이듬해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3만 4875달러까지 다시 줄었다.
이후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올해 반도체 호황과 수출 확대에 힘입어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현재보다 약 30원 낮은 1456.1원 아래로 내려가면 올해 안에 1인당 GDP 4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
한국의 전체 경제 규모도 원화 기준으로 처음 300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경상GDP는 2018년 2006조 9745억 원으로 200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4년 2564조 2042억 원으로 2500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3005조 9058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환율이 유지되면 달러 기준 GDP 역시 사상 처음 2조 달러를 돌파한다.
한국의 달러 기준 GDP는 2006년 1조 944억달러로 처음 1조달러를 넘어섰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9830억 달러로 감소했다. 2010년 1조 1930억 달러로 1조 달러대를 회복한 뒤 증감을 반복해 오다 올해 2조 212억 달러로 올라설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4일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뜻하는 '3·4·5 경제 대도약'을 중장기 목표로 내놨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수출과 1인당 소득 5만 달러는 현재 추세를 유지하고 좀 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한다면 이재명 정부 임기 안인 2030년까지 달성할 가능성이 높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만은 단숨에 4만 5000달러…한국과 격차 확대
대만 통계 당국인 주계총처는 지난 5월 29일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올해 1인당 GDP 전망치를 종전 4만 4000달러에서 4만 56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약 3만 9500달러였던 대만의 1인당 GDP가 올해 처음 4만 달러를 돌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단숨에 4만 5000달러대까지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올해 대만의 실질 GDP가 9.64%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에 기반한 수치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특수가 대만 경제를 밀어 올릴 것으로 관측됐다.
대만 당국은 "반도체와 관련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에서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수출에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며 구조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도 올해 큰 폭의 반등이 예상되지만 대만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면서 1인당 GDP 격차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GDP를 각각 3만 7412달러와 4만 2103달러로 전망했다. 대만이 한국을 약 4700달러 앞설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한국 정부 전망을 토대로 계산한 올해 1인당 GDP 3만 9164달러와 대만 당국이 제시한 4만 5610달러를 비교하면 격차는 약 6450달러로 벌어진다. IMF가 석 달 전 예상했던 것보다 차이가 더 커지는 셈이다.
thisriv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