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원화 5만원권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구윤성 기자
정부가 원화 국제화에 따른 자본시장 접근성 개선과 함께 국채 대차거래 허용 등 원화 자산의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내놨다. 동시에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에 대응해 대외안전판과 모니터링 체계도 다층적으로 갖추기로 했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외환당국은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로드맵의 자본 분야 과제 25개 중 이미 완료한 22개 과제의 활용상 애로를 지속 점검하고, 남은 3개 과제도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로 했다.
남은 과제는 △증권거래·결제 자동화 인프라 구축(내년) △투자자 식별번호를 국제표준(LEI·여권번호)으로 전환하는 인프라 정비(올해 하반기) △코스피 전 상장사로의 영문공시 의무화 확대(내년 3월)다. 이달부터는 주요 글로벌 자산운용사·투자은행이 참여하는 '글로벌 핵심 투자자 협의체'도 운영해 정례적으로 의견을 수렴한다.
원화 자산의 활용도도 높인다.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내에서 외국인 간 국채·통안채 대차거래를 새로 허용하고, 담보목적 대차거래 활성화를 위한 영문 가이드라인을 8월 배포한다. 비거주자가 일시 보유한 원화를 단기 금융상품에 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외국중앙은행과 국제금융기구의 기관 간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 참여도 허용한다.
경상거래에서 원화 사용을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된다. 정부는원화로 결제하는 수출 거래에 대해 정책금융 금리를 낮추고 무역보험 한도를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출지원사업 대상기업 선정 시 원화결제 실적도 우대 요소로 반영한다.
아울러 주요 교역국과 자국 통화로 무역대금을 주고받는 현지통화 직거래체계(LCT)를 확대한다. 지난해 9월 출범한 한-인도네시아 직거래 체계를 통해서는 올해 5월까지 약 6000억 원이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환전 없이 국내 모바일 결제 앱으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국가 간 QR 결제연동'도 인도네시아에 이어 인도,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으로 넓히고, 아시아 역내 소액 원화결제를 위한 다자간 지급결제 네트워크 '넥서스'(Nexus) 참여도 검토한다.
원화 국제화로 커지는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에 대응해 리스크 관리 체계도 손본다. 정부는 시장 중립적 방식의 외환시장 안정 여력 확충, 공공부문 외화자산의 유사시 유동성 공급 기능 강화, 아세안+3 역내 다자간 통화스왑(CMIM) 등 국가 간 통화스왑 확대를 통해 대외안전판을 선제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24시간·역외거래 환경에 맞춰 재경부와 한은이 함께 운영하는 야간 모니터링 데스크도 이달 가동해 가격 급변동과 호가 스프레드, 환율 괴리 등을 실시간 점검한다.
역외 원화 시장의 유동성 상황을 상시 점검하는 모니터링 지표도 내년 신설하고, 역외 유동성 부족이 국내 자금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건전성 규제와 스트레스테스트에도 역외 원화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환율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형렬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24시간 거래로 야간 시간대 호가가 얇아져 환율 움직임이 벌어질 수는 있지만,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역내 시장이 환율을 주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국장은 "외국인이 원화를 많이 보유하게 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대외 충격 시 달러 수요가 급증하며 원화 변동성도 함께 커질 가능성은 있다"며 "그럼에도 원화 국제화로 얻는 편익이 더 크다고 판단해 이번 조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min785@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