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데 대해 “(메모리 공급자들이) 계속 가격을 올리려고 하면 시장이 줄고 새로운 참여자가 들어오는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정상 메모리 가격, 더 떨어져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DS부문 기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75~80%로 추정된다. 여러 생산공장을 가동하는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이 80%대까지 치솟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그는 또 “일론 머스크가 반도체 공장을 할 거라고 하는 이유가 ‘이 정도 마진이면 다른 걸 할 게 아니라 이걸 해야 하네’ 같은 상황이 된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에게 좋은 현상이 아니다”고 했다. 최 회장은 “너무 눈 앞에 있는 사과만 다 먹겠다고 하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해서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까봐, 더 올라갈까봐 걱정한다”며 “시장을 지켜서 내 땅을 잘 가꿔야, 내 농사를 계속 잘 지어야 그 안에서 수확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했다.
◇“호남보다 좋은 공장 입지 못 찾아”
최 회장은 최근 메모리 공급 부족을 두고 ‘아비규환’ 표현까지 썼다. 그는 “반도체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수요보다 내년 수요가 최소 60~100% 더 늘 것이라는 요청들이 있다”며 “그런데 내년에 늘어나는 공급량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도 (반도체를 공급해 달라는)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받고 있다”며 “고객사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까지 경제 안보를 위해 반도체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계획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설명했다. 그는 “수요가 폭발하고 있으니 저희는 용인 클러스터의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라며 “정부 혹은 지자체가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 권한을 갖고 있는 곳에서 잘 해주면 그곳에 짓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정부는 호남이 가장 좋다고 판단한 것이고 저는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호남 지역보다) 대한민국에 이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다른 곳을 찾지는 못 하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호남뿐만 아니라 미국도 가능하면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에서 다 찾아서 올려놓고 과연 어디가 제일 좋고 어디가 제일 빨리할 수 있고 어디가 제일 크게 할 수 있는지, 우선순위를 가려서 빨리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 회장은 또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한 산업계의 볼멘소리에 나오는데 대해서는 “제도를 일률적으로, 무차별적으로 모든 산업과 기업과 사회에 적용 시켜버리니, 이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도 존재한다”며 “저는 자유 의지를 사람들이 더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주는 주 52시간을 지켜야 하는데, 직원(employee)이 일을 더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본인의 성취 등으로 그렇다면 더 하게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으니 낭비가 발생한다”며 “제도 중에 이런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아울러 성장을 독려하는 정책으로 다시 회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 체제는 두 개의 축(민주주의·자본주의)으로 돌아가는데, 사람들이 가끔은 자본주의를 완전히 망각한다”며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과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함께 돌아가야 하는데, 지금 상당히 문제가 생겨버렸다”고 했다.
그는 “이 두 바퀴가 옛날처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제도의 방향을 성장에 맞춰야 한다. 성장이 돼야 분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여유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말로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하고 기업에게 투자하라고 하는데, 실제로 성장하는 기업을 도와주는 제도는 많지 않다”며 “매출이 두 배가 되면 상(보조금 등의 지원책)을 주는가. 고용을 늘리면 상을 주는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 중견기업은 자기 사이즈에서 더이상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이 커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성장이 어디서 나오겠는가”라며 “여기에 우리의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