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레버리지 4개월만에 '졸속 출시'…환율 못 잡고 주가 반토막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0일, 오전 06:00

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2026.7.13 © 뉴스1 이호윤 기자

최근 증시 변동성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정부가 보완책을 내놨지만 시장에선 충분한 효과가 있을지 아직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효과 여부를 떠나 위험성이 큰 상품을 섣불리 도입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국내 출시 가능성이 처음 언급된 건 올해 1월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월 1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학개미의 국내 유인책에 대해 "미국 시장에선 레버리지 상품이나 개별주식 ETF 등 한국에선 불가능한 것들이 많이 있다"며 "그래서 제가 금융위에 '나스닥에서 가능한 걸 왜 우리는 못하게 하냐'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달러-원 환율은 지속적으로 치솟던 상황이었다. 원인 중 하나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서학개미)이 지목됐다. 특히 지난해 5월 홍콩 증시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되자 국내 투자자들의 보유 외환이 홍콩으로 빠져나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면 환율 정상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금융당국은 곧바로 상품 출시 준비에 착수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단일종목 상품 출시 허용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달 30일 금융위 입법예고부터 시작해 4월 21일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4월 28일 공포를 거쳐 5월 27일 관련 상품 16종이 상장됐다. 김 실장이 언급한 후 4개월이 조금 넘어 시장에 나온 것이다.

15일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 화면에 비친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ETF. 2026.7.15 © 뉴스1 구윤성 기자

하지만 애초 목적이었던 환율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첫날인 5월 27일 달러-원 환율은 1506.7원이었는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치솟으면서 7월 2일에는 1555.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내 레버리지 출시로 인한 외환 흡수 효과보다 미국-이란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달러 강세 및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등 거시 경제 요인이 더 컸던 탓이다.

오히려 레버리지에 투자금이 쏠리면서 시장 변동성을 극대화했다는 지적이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는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26년 동안 총 13회 발동됐는데, 그중 5회가 올해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이후에 나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때 드러누워서라도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나 후회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출시가 시기상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삼전닉스'가 급등하던 5~6월에 그보다 2배 수익을 얻는 상품이 출시되면서 증시가 더욱 과열됐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청와대 의견에 따라 속도전을 펼치며 4개월 만에 상품을 출시한 점도 도마 위에 오른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당초 금융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잡았다.

그러는 사이 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개미들의 피해도 확산됐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출시 시점인 5월 27일부터 지난 16일까지 47.5% 하락해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도 41.7% 하락했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해당 기간 개인투자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을 총 14조 214억 원 순매수했다.

우려가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 16일 보완책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기본예탁금 상향 및 현금만 인정 △최소 매수 단위 확대 △사전교육 시간 확대 등 진입 문턱을 높였다. 다만 시장에선 기존 투자자 입장에선 이번 대책이 큰 부담이 아니기에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효과가 있더라도 위험성이 큰 파생상품을 섣불리 도입해 위험을 자초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는 국내-해외 간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출시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계기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전문가와 투자자 등과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추가 보완조치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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