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3년, 한경협 달라졌다…외연 넓히고 산업 대전환 플랫폼 도약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0일, 오전 06:00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7일 제주 서귀포시 인근식당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경협 제공)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출범 3년 만에 과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가졌던 경제계 대표성을 회복하고 경제단체의 새로운 모범사례가 되기 위해 변신하고 있다. 전통 제조업 중심의 회원 구조에서 벗어나 IT·플랫폼·콘텐츠 기업을 끌어들이며 외연을 넓혔고, 기업 현안 대응을 넘어 인공지능(AI)·산업 전환 등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정책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경제계 대표성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회장단 복귀가 절실해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지난 17일 제주 서귀포시 인근식당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한경협이 좀 제자리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이 취임한 2023년 한경협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변화였다. 전경련 시절의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고, 달라진 산업 지형을 반영하는 새로운 경제단체로 자리 잡아야 했다.

류 회장은 취임 이후 기존 제조업 중심 구조를 바꾸는 데 힘을 쏟았다. 과거 한경협의 주축이었던 반도체·자동차·중공업 등 전통 산업에 더해 플랫폼·콘텐츠·금융 등 새로운 산업군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조직 외연 확대를 추진했다.

실제 네이버·카카오·두나무 등 IT 플랫폼 기업과 하이브 등 콘텐츠 기업이 회원으로 합류하면서 한경협의 산업 범위도 넓어졌다.

이는 단순한 회원 수 증가를 넘어 경제단체의 대표성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과거 '대기업 제조업 중심 경제단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AI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산업 생태계를 담아내려는 시도다.

류 회장은 "제조업 위주에서 엔터사 하이브가 들어왔고 네이버·카카오·두나무 등도 들어왔다"며 "범위가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정책 기능 강화도 류진 체제의 주요 변화로 꼽힌다. 한경협은 기업 현안과 규제 개선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산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주요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뉴K-인더스트리' 전략이다. K팝·K콘텐츠·K푸드 등 새로운 성장 산업과 함께 반도체·조선·방산 등 주력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 대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AI 역시 한경협이 힘을 싣는 주요 의제다. AI 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지원하고,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과거 전경련이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제단체 역할에 집중했다면, 이제 한경협은 산업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장단 구성 변화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 등이 합류하면서 회장단의 산업 범위와 세대 폭도 넓어졌다.

류 회장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여자 부회장 두 분을 모셨다는 점"이라며 "김정수, 성래은 부회장을 모시면서 회장단이 밝아지고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쪽은 없었는데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부회장도 모셨더니 정말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경협이 과거 전경련을 넘어 명실상부한 경제계 대표 단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4대 그룹 복귀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은 경제계 대표성과 상징성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다. 류 회장 역시 4대 그룹 회장단 복귀와 관련해 "제가 그만두기 전에는 꼭 모시도록 하겠다"며 임기 내 해결 의지를 밝혔다.

그는 "반도체 등 4대 그룹이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어 미안해서 말을 잘 못 꺼냈다"면서도 "공약 중 하나였고, 공약으로 세웠으니까 지키고 그만두는 게 제 임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진 체제 3년의 성과가 '변화의 기반 마련'이었다면, 남은 시간의 평가는 4대 그룹 복귀를 통한 경제계 대표성 회복 여부에 달릴 전망이다. 류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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