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단독 RMR을 출시한 주요 셰프들. (컬리 제공)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외식과 배달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다만 단순히 식비를 아끼는 데 그치지 않고 유명 맛집이나 스타 셰프의 메뉴를 집에서 즐기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레스토랑 간편식(RMR)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유통가는 유명 셰프와 협업하거나 특급호텔 대표 메뉴를 간편식으로 구현한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식비 부담이 커질수록 수만 원짜리 레스토랑을 자주 찾기보다 집에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비슷한 미식 경험을 즐기려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타 셰프부터 유명 맛집까지…유통업계 RMR 경쟁
컬리는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을 선도한 대표 사례다. 2017년부터 이연복·정호영·최현석 등 20여 명의 유명 셰프와 협업해 레스토랑 대표 메뉴를 가정간편식(HMR)으로 출시하며 RMR 시장을 키워왔다.
컬리 RMR은 유명 맛집이나 셰프의 이름만 빌려 비슷한 맛을 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셰프가 직접 상품 개발에 참여해 매장의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컬리의 RMR 기획은 최소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지난 4월부터 운영중인 '더 셰프' 매거진은 매달 한 명의 셰프를 선정해 메뉴 개발기와 레스토랑에서 직접 사용하는 식기, 조리 도구 등 디테일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셰프의 세계관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셰프 협업을 넘어 인기 지식재산권(IP)과 결합한 간편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강록, 윤나라, 최유강, 권성준 셰프와 손잡고 협업 제품 43종을 출시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80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연계 레시피 메뉴 6종을 출시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한 간편식 확장에 무게를 뒀다.
e커머스 업체들도 프리미엄 밀키트와 RMR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은 미쉐린 가이드 선정 레스토랑이나 전국의 노포 맛집 등 독점적인 레스토랑 RMR을 구축했다. 특히 모기업인 이마트의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단순한 간편식을 넘어 원재료의 신선도와 매장 본연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했다.
쿠팡 역시 로켓프레시를 통해 유명 셰프들과 협업한 고품질 밀키트 카테고리를 빠르게 확장 중이다.
조선호텔 북경오리 RMR. (조선호텔 제공)
특급호텔도 '집밥 시장' 공략
호텔업계도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 5월 대표 중식 메뉴를 간편식으로 구현한 '북경오리 순살' HMR을 출시하며 호텔 미식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호텔 셰프의 노하우를 담은 밀키트와 간편식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역시 호텔 대표 메뉴를 활용한 HMR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외식 수요 둔화 속에서도 호텔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객 접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간편식이 '끼니를 때우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유명 셰프와 맛집, 호텔 메뉴를 집에서 경험하는 하나의 미식 소비로 자리 잡고 있다"며 "외식 소비 일부가 집 안으로 이동하면서 RMR은 미식 경험이 확장된 새로운 카테고리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youmj@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