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취업 포기"…해외로 떠나는 청년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0일, 오후 07:22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서울에 사는 김 모씨(만 27세)는 최근 해외 취업 박람회에 다니며 본격적으로 해외 취업 준비에 뛰어들었다. 직업 안정성을 생각하면 국내에서 취직하는 게 유리하지만 고스펙을 요구하는 취업 난도 대비 연봉·복지·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따지면 해외 기업에 입사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근무 장소에 대한 제약이 크지 않은 원격근무 일자리 위주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20일 인적자원(HR) 테크 플랫폼 원티드랩(376980)에 의뢰해 제공받은 ‘해외 채용 지원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직자의 올 상반기(1~6월) 해외 일자리 지원건수는 255건으로 전년 동기(125건) 대비 104%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2025년 7~12월) 지원건수(147건)와 비교하면 73.5% 늘었다. 해외 일자리는 외국계 기업의 한국 법인이 아닌 해외에 본사나 사업장을 두고 있는 외국 현지 기업이 직접 채용하는 경우를 의미하며, 업계에서는 구직자들이 주로 일본, 미국 현지 기업에 지원한 것으로 분석한다.

구직자들이 해외 취업에 적극 나선 것은 국내 취업난이 심화한 탓이다. 국가데이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년층(15~29세)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월별 감소폭을 보면 △1월 17만5000명 △2월 14만6000명 △3월 14만7000명 △4월 19만4000명 △5월 25만5000명 △6월 19만7000명 등으로 집계됐다.

해외 기업이 유연한 근무 환경과 더 나은 보상 조건을 제시하는 데다 글로벌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구직자들이 해외 취업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졸업을 앞둔 유모씨(만 23세)는 “개인 역량과 브랜딩이 중요해진 시대에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경험과 업무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취업이 좋은 선택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해외 기업들도 한국인 인재를 채용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해외 기업의 채용 공고건수는 125건으로 전년 동기(82건) 대비 52.4%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 채용 공고건수(65건)와 비교하면 92.3%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업체들은 해외 취업을 겨냥한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원티드랩은 해외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를 위해 일자리 매칭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멤버십’을 론칭했다. YBM넷은 워킹홀리데이를 시작으로 외국 현지에서 커리어 확장 및 취업 성공을 돕는 ‘워홀 취업 인사이더’ 프로그램을 지난달 선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인재들의 해외 이탈이 확산할 경우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경우 기술 경쟁력이 약화하고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벤처·스타트업이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의 보상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타트업 특성상 자금력이 부족한 만큼 과감한 스톡옵션 제도를 통해 인재를 유인할 수 있는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현재 스타트업 재직자가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현금화하기도 전에 소득세를 납부해야 하고 비상장 주식 특성상 매도하기도 쉽지 않아 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톡옵션 행사자의 소득세 부과 시점을 이연하거나, 직원이 행사한 스톡옵션 주식을 회사가 매수해주면 정부가 회사의 세금 부담을 낮춰주는 식의 유연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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