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법원에 넘어간 홈플러스 운명…영업 재개도 '험난'(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0일, 오후 04:4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에 필요한 2000억원을 극적으로 확보하며 20일 회생법원에 즉시 항고했다. 홈플러스는 법원이 회생절차 재개를 결정하는 대로 영업 정상화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협력사엔 수억원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잇단 폐점·영업 중단으로 소비자의 신뢰도 타격 받은 상황이어서 정상적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데까지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20일 서울 내 한 홈플러스 점포 앞에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20일 서울 내 한 홈플러스 점포 앞에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했다고 밝혔다. 회생에 필요한 긴급운영자금(DIP)을 조달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지난 17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연대 보증을 제공하고, 메리츠금융그룹이 이를 전제로 2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운영자금 부족으로 인한 (회생계획안) 수행가능성 결여가 이유”라며 “즉시항고 기간 이내에 홈플러스가 자금 조달 후 즉시 항고하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있다”고 절차 재진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을 확보한 데 따라 회생절차가 연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면 회생절차 인가 기한이 9월4일로 연장된다. 관계인집회를 거쳐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가 결정된다.

홈플러스는 확보한 2000억원을 임직원 임금과 협력사 물품 대금을 지급하는 데 우선 쓰인다. 지난 6월 자금난을 겪으며 임금의 40%만 지급해 190억원 안팎이 체불됐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홈플러스 납품업체는 대금을 평균 7억 7400만원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협력사는 4600여곳에 이른다. 공익 채권 규모만도 1조 1000억원에 달한다.

2000억원으로 영업 정상화 물꼬를 틀 순 있어도 영업을 본격화하기엔 상황은 여의치 않다. 홈플러스가 즉시 항고장을 제출한 후 낸 입장문에서 “운영자금 확보로 정상화를 위한 한 고비는 넘었지만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도움 없이는 회생이 어려운 만큼, 상생의 관점에서 홈플러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배경이기도 하다.

영업 정상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통상 대형마트는 물건을 확보한 후 판매를 통해 대금을 정산했지만 홈플러스는 협력사와의 신뢰가 무너지며 선급금을 줘야 물건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영업을 임시 중단하기 전에도 협력사 일부가 공급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줄이며 홈플러스는 매장 매대를 자체브랜드(PB) 상품 위주로 채울 수밖에 없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취소를 결정하는 대로 협력사와 공급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매장 수는 67개로 이마트 157개나 롯데마트 112개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규모의 경제로 물량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졌다. 가격·상품 경쟁력을 되찾지 못하면 영업을 재개해도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형마트 업황 자체가 부진한 상황에서 잔존 사업부문의 인수합병(M&A)도 불투명하다.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별도로 매각한 이유기도 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협력사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대주주가 무조건 살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보유 부동산 매각으로 다달이 임대료가 발생하는 고비용 구조가 돼 사업을 정상화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20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20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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