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아동 의류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의 올해 2분기(4~6월) 기저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8%, 분유 매출은 13.2%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육아용품 전체 매출이 16.5%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0.72명)를 기록했던 2023년 이마트 기저귀·분유 매출이 각각 8%, 29% 뒷걸음질 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출생과 혼인의 반등 조짐이 곧바로 소비로 직결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육아 필수품 수요가 뚜렷하게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등 배경엔 출생아 수 회복이 자리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4월 출생아 수는 2만 4521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8% 늘었다. 4월 기준 2019년(2만 610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증가율이기도 하다. 출생아 수 증가율은 2024년 2.8%, 2025년 9.2%, 올해 18%로 매년 앞자리를 바꾸고 있다.
씀씀이의 결도 달라졌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아낌없이 먹이려는 심리가 짙어지면서 프리미엄 라인이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에선 산양분유 매출이 131.6% 급증했고, 롯데마트 프리미엄 분유 매출도 20.7% 늘었다. 전체 육아용품 신장률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고물가 속에서도 유아용품만큼은 지갑을 닫지 않는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품을 넘어 매장 안 체험 공간 수요 확대도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 키즈카페의 상반기 매출은 11.6%, 롯데마트 육아 관련 테넌트(임대매장) 매출은 2분기 2.5% 늘었다. 육아 특화 멤버십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만 13세 이하 자녀 고객에게 할인·제휴쿠폰을 주는 이마트 ‘맘키즈클럽’ 회원은 상반기 5%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어린이집 하원 시간대인 오후 4~6시 영아 강좌 수강료를 깎아주는 ‘해피아워’ 할인을 문화센터에 도입해, 해당 시간대 매출을 30%가량 끌어올렸다.
이마트 매장에 기저귀 등 육아용품이 진열돼 있다. 출생아 수 반등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대형마트의 기저귀·분유 등 육아용품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젊은 결혼’ 바람 타고…육아 행사 경쟁 불 붙었다
유아용품은 전통적으로 대형마트의 주요 상품군으로 꼽혀 왔다. 민감한 품목인 만큼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려는 심리가 강한 데다, 분유·기저귀처럼 부피가 크고 정기적으로 반복 구매하는 품목이 많다. 한 번 단골을 확보하면 장바구니 전체로 소비가 확장되는 만큼, 육아 수요가 다시 자리 잡으면 마트 실적을 뒷받침하는 카테고리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이 같은 반등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어차피 할 결혼이라면 젊을 때 서두르자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실제 25~29세 여성 혼인 건수는 2023년 5만 5700건으로 바닥을 찍은 뒤 2024년 6만 4300건, 지난해 6만 9300건으로 2년 연속 늘었다. 결혼 연령이 빨라지는 흐름 속에 육아용품 수요의 회복세도 더 견조해질 수 있다.
이미 현장에선 고객을 잡기 위한 행사 경쟁도 치열하다. 이마트는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베이비 위크’를 진행한 데 이어, 앞으로 매월 1회씩 분유·기저귀 등 육아용품을 할인하는 정례 행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오는 29일까지 유아기저귀와 분유 할인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중이다. 출생아 증가가 실제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에 맞춰 관련 수요를 선점하려는 모습이다.
한 마트업계 관계자는 “육아 소비가 단순 상품 구매를 넘어 체험형 콘텐츠와 맞춤형 서비스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라며 “예비 부모부터 다자녀 가정까지 세분화된 실수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하는 육아 고객들의 수요를 세심히 반영해 상품 경쟁력과 오프라인 매장의 고객 경험을 함께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