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사진=HD현대)
2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와 한화오션은 각각 조선소 환경에 특화된 로봇을 개발하거나 실제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로봇 도입 움직임은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있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18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는 사내 협력업체 소속 외국인 근로자가 LNG 운반선 화물창 내부에서 곤돌라 작업을 하다 숨졌다. 올해 들어 HD현대중공업에서만 두 번째 사망사고다. 한화오션 계열사 한화오션에코텍에서도 올해 작업 중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선박은 거대한 철제 구조물을 여러 단계에 걸쳐 조립해 완성한다. 건조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높은 곳이나 밀폐된 탱크, 좁은 블록 내부를 오가며 용접과 도장, 배관 설치 등의 고위험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에 HD현대는 로봇의 조선소 투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로봇기업 페르소나AI와 조선소 특화 용접용 휴머노이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소 작업 데이터를 활용해 휴머노이드의 용접 AI를 고도화하고 실제 건조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한다. HD현대로보틱스는 용접 시스템 통합과 품질 제어 기술을, 페르소나AI는 조선소 환경에 최적화된 2족 보행 휴머노이드 플랫폼 개발을 각각 맡는다. 향후 실제 건조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해 작업자가 맡아온 고강도·고위험 용접 공정의 일부를 대체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에이로봇, 엔닷라이트와 함께 피지컬 AI 기반 휴머노이드의 조선소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실증에는 에이로봇의 휴머노이드 ‘앨리스’가 투입되며, 엔닷라이트는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 조선소를 구축해 이동과 작업 성능을 사전에 검증한다. 이를 통해 실제 현장 투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이나 오작동 위험을 최소화한다. 한화오션은 실증 결과를 토대로 향후 위험구역 점검과 반복적인 현장 이동, 장비·물품 운반, 작업자 보조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로봇이 조선소 안전 문제를 곧바로 해결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소는 공정에 따라 작업환경이 계속 달라지고 근로자와 대형 장비가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이다. 로봇 자체의 안전성과 용접 품질을 검증하는 것은 물론 기존 생산 시스템과의 연동, 작업자 교육, 사고 발생 시 책임 기준 등도 마련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이 모든 작업자를 대체하기보다는 위험도가 높거나 작업 부담이 큰 공정부터 보조하는 형태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장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