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인공지능(AI)·로봇 등 첨단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을 위해 미래산업, 기업경영, 환경·안전, 노동, 현장애로 등 5대 분야 112개 규제개선 과제를 국무조정실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산업통상자원부 등에 건의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총은 AI 학습 데이터 저작물 이용 규제 합리화와 로봇 AI 원본데이터 활용 허용, 원전·수소 등 무탄소에너지 제도 마련, 장기 저성과자 해고 기준 법제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AI 저작권 규제 완화·로봇 원본데이터 활용 허용 건의
우선 미래산업 분야(29건)에서는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AI 학습 데이터 저작물 이용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AI 기술개발 시 자율주행처럼 로봇 분야도 원본데이터 활용 금지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AI 모델이 대규모 데이터 수집·학습 과정에서 저작물을 일일이 판별해 이용 허락을 받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며, 현행 규정이 모호해 법적 분쟁과 연구개발·투자 위축이 우려된다고 지적이다. 이에 일본과 싱가포르처럼 면책 규정을 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AI 기술담당자 A 씨는 "현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규정이 모호해 법적 분쟁이 발생하고, 저작권 침해 시 형사처벌 리스크가 상존해 혁신적인 AI 모델 개발과 투자 위축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로봇 연구개발 기술자 B 씨도 "사람의 미세한 표정과 음성 등 고품질 데이터 학습이 필수적이지만 현재는 모자이크 영상과 변조된 음성만 활용할 수 있어 AI 정밀도 제고와 연구개발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이와 함께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생산·정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저압(0bar) 상태 수소차의 별도 충전 기준을 마련하고, 수소충전소 안전유리 적용 범위 합리화, 특수목적 이동형 수소충전소 배치기준 특례, 신규 수소충전소 안전성능 평가 중복검사 개선 등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총
기업경영 분야(24건)에서는 국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를 위해 국내복귀기업(유턴기업) 선정 요건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공장을 철수해 확보한 자금으로 국내 지방 유휴 공장에 투자하더라도 까다로운 요건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공장을 철수하고 국내 지방 유휴 공장에 수천억 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추진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며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유턴기업 지원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총은 또 기업이 미래 신산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동일인 지정제도를 대표법인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정자료 제출 부담을 완화하는 등 대기업집단 규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환경·안전 분야(26건)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원전·수소 등 무탄소에너지 사용 인증 및 거래제도를 마련하고 전력거래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공급만으로는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만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방식의 유연화와 비용 부담 완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업용 로봇과 사람이 동일 공간에서 협동작업을 수행할 때는 공정별 실제 위험도를 고려해 동력 및 힘 제한(PFL) 검증 절차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저성과자 해고 기준 법제화해야"…산단·폐스티로폼 규제 개선도
노동 분야(6건)에서는 청년층 일자리 확대와 성과 중심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장기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 가이드라인 제정과 절차 법제화를 요구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기업들이 부당해고 소송 리스크에 노출되고, 저성과자 인력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2007년 이후 19년째 32개 업무로 제한된 근로자 파견 허용 업무도 최신 한국표준직업분류와 산업 구조 변화를 반영해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애로 분야(27건)에서는 노후 산업단지 유휴부지에 물류기업 입주를 허용하고, 공장 설립 전 자산 유동화와 산단 내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물류센터 내 폐스티로폼(EPS) 분쇄·압축을 허용해 자원순환 경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AI·로봇 등 첨단산업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고 핵심 AI 인프라 적기 구축을 위한 신속한 규제 합리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불가한 반도체를 넘어 피지컬 AI와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육성하기 위해서는 '선 허용·후 규제' 원칙 아래 기업들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총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노사 관계를 조율하기 위해 설립된 대표적인 종합 경제단체로 경영계의 입장을 취합해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거나 노동·고용·규제 관련 법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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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b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