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족 베이스캠프 된 CU, 의류·화장품 매출도 '껑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21일, 오후 05:23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퇴근 후 여의도 한강공원을 달릴 때 CU 러닝스테이션에 방문한다. 점포 물품보관함에 가방을 넣어두고 탈의실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뒤 러닝에 나서는 식이다. 필요할 경우 티셔츠나 수건을 구매하고, 운동을 마친 뒤에는 생수나 단백질 음료를 산다. 김씨는 “편의점에 물품보관함과 탈의실까지 있다보니 들른 김에 뭐라도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소비자가 CU 러닝스테이션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한 소비자가 CU 러닝스테이션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러닝족을 겨냥해 조성한 ‘러닝스테이션’이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편의점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생수와 스포츠음료뿐 아니라 의류용품과 화장품 매출까지 큰 폭으로 늘면서 러닝 전후 소비를 흡수하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현재 서울 20곳과 제주 1곳 등 전국에서 총 21곳의 러닝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CU는 서울 여의도 한강 인근의 CU 한강르네상스여의도3호점을 러닝스테이션 콘셉트로 선보였다. 해당 점포에는 물품보관함과 탈의실, 파우더룸을 비롯해 러닝 상품 큐레이션존과 포토존, 웨어러블 기기 체험 공간 등이 마련됐다. 러너들이 운동 전후 필요한 준비와 휴식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CU는 러닝 인구가 몰리는 한강 인근 점포를 중심으로 러닝스테이션을 확대해왔다. 기존 매장을 러닝스테이션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신규 점포 9곳을 추가로 열었다. 지난 6월에는 제주용두해안점을 러닝스테이션으로 리뉴얼하며 운영 지역을 한강 밖으로 넓혔다.

러닝 특화 점포는 20·30대 고객 유입에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러닝스테이션 20개점의 20·30대 매출 비중은 56.6%로 절반을 넘어섰다. 러닝을 일상적인 취미로 즐기는 젊은 세대가 점포의 핵심 고객층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러닝족의 유입은 비식품 매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러닝스테이션 의류용품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346% 증가했고, 화장품 매출은 145.3% 늘었다. 운동 전후 갈아입을 옷이나 양말, 수건 등을 구매하고, 운동을 마친 뒤 세안이나 자외선 차단, 외모 정비에 필요한 상품을 찾는 수요가 함께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편의점의 러닝 관련 소비가 단순히 물이나 음료를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운동 준비와 회복, 일상 복귀를 위한 비식품 영역으로 확장된 셈이다.

운동 전후 섭취하는 식음료 매출도 증가했다. 지난 6월 러닝스테이션의 단백질음료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6.2% 증가했다. 생수와 스포츠·이온음료 매출도 각각 123.7%, 120.3% 늘었고, 시리얼바와 단백질바 등 간편 영양식 매출은 89.1% 증가했다.

CU는 러닝 열풍에 대응해 전용 상품도 내놓고 있다. 지난달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BCAA과 타우린을 담은 기능성 아이스크림 ‘런앤쿨’ 2종을 출시했다. 튜브형 포장을 적용해 러닝이나 등산, 자전거 등 야외활동 중에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패키지 상품인 CU 러너박스도 최근 출시했다. 여기엔 아미노산이 3000㎎ 함유된 임팩타임 에너지젤과 구운란, 닭가슴살, 프로틴 트러플 머쉬룸 수프로 구성돼 있다.

러닝 커뮤니티와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CU는 지난 4월 자체 애플리케이션 포켓CU와 러닝 플랫폼 ‘런데이’를 연동한 ‘CU 러닝멤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 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는 2만명을 넘어섰고 이용자들의 누적 러닝 거리는 약 6만 5000㎞를 기록했다.

CU의 이러한 시도는 편의점 업계의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특정 취향과 생활양식을 겨냥한 특화 매장이 차별화 수단으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러닝스테이션 역시 기존 점포 공간을 활용해 젊은 고객의 방문 빈도와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음료에서 의류·뷰티까지 연관 구매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러닝을 즐기는 고객들이 편의점을 운동 전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춘 점포와 상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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