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또 90달러 위협…다시 고개 든 '3고', 한국 경제 압박

경제

뉴스1,

2026년 7월 22일, 오전 06:00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브렌트유(BRENT),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한국시간 오후 4시 기준) 2026.7.20 © 뉴스1 이종수 기자

한국 경제를 짓눌러온 '3고'(고금리·고환율·고유가)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긴축에 돌입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1400원 후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국제유가도 중동 긴장 재확산으로 다시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유가 반등이 물가와 환율을 다시 자극할 경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은 커질 수 있다. 이미 높은 금리와 환율 부담에 유가 변수까지 겹치면서 경기 회복 흐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3고 현상의 장기화는 기업의 원가 부담과 가계 이자 부담을 키워 기업 수익성과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활 조짐 보인 '3고'…유가 반등, 물가·환율 압력
21일(미국 동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전장보다 1.12달러(1.27%) 오른 배럴당 89.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6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겼다. 유가 90달러 선은 물가와 경기 부담을 키우는 심리적 임계치로 여겨진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1일 배럴당 71.57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중동 지역의 긴장 재고조와 최근 친이란 후티 반군의 해상 봉쇄 움직임 등으로 3주 만에 25%가량 급등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유가 하락 여파로 7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물가 흐름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은 기업의 에너지·운송 비용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환율 상승 압력까지 높인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고유가는 금융 시장 내 달러 수요를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9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7.19 © 뉴스1 오대일 기자

달러·원 환율은 지난 20일 1478.4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중동 갈등으로 1500원대를 이어갔던 5~6월에 비해 다소 안정됐으나, 올해 상반기 평균(1484.6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 긴축도 본격화했다.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하며 3년 6개월 만에 긴축 사이클에 들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반등한 유가가 물가와 환율을 다시 자극한다면, 한은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3고 장기화 땐 기업 실적 꺾인다…"유가 향방 중요"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 주체들의 자금 여력을 악화시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p 오를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 3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환율은 원유와 원자재, 식료품 등 수입 가격을 높여 기업의 원가 부담을 키운다. 특히 원재료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늘어난 비용을 제품 가격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KITA)는 환율이 10% 오를 경우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단기적으로는 2.23%p, 장기적으로는 2.68%p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실질실효환율이 1% 하락하면 생산자물가가 약 0.33% 상승한다고 추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환율이 1%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가 0.07%p 오른다고 분석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고유가도 기업 실적을 깎아 먹는 주요 악재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 오를 때 전산업 영업이익률은 0.021%p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지난달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2026년 유가 전망치(배럴당 50→90달러 상향)에 대입하면 전산업 영업이익률은 1.2%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예상 밖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3고 장기화는 기업 수익과 가계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고 부담의 강도는 당분간 국제유가 흐름이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물가·환율을 자극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도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유가 상승세가 진정되면 물가·환율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적으로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 등으로 인해 달러 수급이 개선된 상태"라면서 "이란 리스크에도 유가가 추가로 급등하지 않는다면 환율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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