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AI를 먼저 도입한 기업은 직원 1인당 매출이 약 20%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고서는 AI 도입 초기에는 데이터 정비나 직원 교육 등 당장 눈에 띄지 않는 투자가 필요해 성과가 더딜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산성이 급격히 오르는 이른바 ‘J-커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10년 뒤 노동시장에서는 매년 약 25만 6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현재 기준 전체 취업자의 2.1%에 달하는 규모다.
가장 타격을 받는 건 단순 노무직이 아니라 전문가·사무·판매 등 고숙련 화이트칼라 직종이다. 기술적으로 전체 직업의 72%가 일부 자동화될 수 있는데, 특히 정보기술(IT), 연구개발(R&D), 경영·사무 등 컴퓨터로 일하는 직군의 대체 확률이 높았다. 반면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복지·대면 서비스업이나 저임금 단순 노무직은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신하기 어렵고 비용 면에서도 당장 이득이 적어 자동화가 늦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런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직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AI 기술이 뛰어나도 현재로선 시스템 도입 비용이 워낙 커 실제 일자리를 대체할 만한 규모는 전체의 1.4%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10년 뒤 기술 발전으로 AI 구축 비용이 낮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비율이 일자리 기준 8.1%, 매출 기준 10.5%까지 뛰어 본격적인 고용 대체가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금융, 보험, 전자 등 고부가가치 산업은 AI로 막대한 매출 증가 혜택을 누리겠지만, 정작 그 안의 일자리는 빠르게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은 뜻밖의 결과를 낳는다. 일자리 타격이 고소득층에 집중되면서 고임금 직종의 임금 오름세가 꺾여 전체적인 직업 간 임금 격차가 오히려 좁혀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임금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지금과 비슷하거나 살짝 나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를 쓴 남창우 KDI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AI 도입 과정에서 생길 고용 충격을 줄이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기업들이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람을 쫓아내는 데 머물지 않고, 근로자의 역량을 높여주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위원은 “AI 타격이 큰 직종을 위해 직무를 다시 설계하고 재교육 지원을 늘리는 한편, 공공 클라우드와 공동 그래픽처리장치(GPU) 센터를 운영해 중소기업의 AI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전문직을 중심으로 노사정 협의체를 만들어 미리 직무 전환을 논의하고, 실업급여 사각지대를 없애는 등 사회안전망을 철저히 내실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